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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해야 할 것은 무엇인가?

하루질문 003 - 기록된 기억

by 삼봄


[1] 분실, 상실, 그리고 망각

잃어버린 것은 무엇이고,
잊어버린 것은 무엇인가?


살다보면 누구나 소중한 것들을 잃어버리는 경험을 한다. 물건을 잃어버리면 분실이지만, 때로 소중한 사람들을 잃어버리는 상실도 경험한다. 애초에 없을 때는 몰랐지만, 있다가 사라지면 그 공백이 더 크게 느껴진다. 허전하고 공허한 마음이 들 때에는 멈추어 묻지 않을 수 없다.


내가 잃어버린 것은 무엇인가?


잃어버린 것과 잊어버린 것은 다르다. 잃어버린 것은 떠나가 버린 것이며, 잊어버린 것은 떠나보냈다고 착각하는 것이다. 기억은 되살릴 수 있으나, 결별은 되돌릴 수 없다. 다만 다시 새롭게 관계 맺을 뿐이다. 작고 사소한 것에서부터 너무도 소중한 것까지, 그동안 의도치 않게 잃어버린 것들의 목록을 작성해 보면서, 다시 되찾아야 할 것들이 무엇일지 확인해 보자.


내가 망각하고 살아가는 것은
무엇인가?

하루가 지나면 새로운 하루가 시작된다. 끝없이 이어지는 하루를 살다보면, 현재의 경험들이 과거의 기억으로 변해가고, 쌓인 기억들 중 일부는 망각의 창고로 옮겨지기 마련이다.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망각은 자연스런 현상이다. 그러나 문제는 잊어버리지 말아야 할 것까지 떠나보내는 것이다.


되찾아야 하고, 되살려야 할 것은 무엇인가?




[2] 기억할 가치가 있는 하루


잊지 말아야 할 것들 중에, 잊어버리고 살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가끔 묻자. 오늘 하루의 삶 속에서 얻은 빛나는 것들을 다시 되살려 살아낼 수 있도록 기록해 두는 시간을 가져보고 있는가. 변덕이 가득한 '뇌'의 성능을 믿지 말고, 외부 저장 장치 하나쯤은 구비해두자. 노트도 좋고, 페이스북 같은 곳에 끄젹여두는 것도 좋다.


오늘 하루의 삶의 경험 중
세월이 흐른 뒤에도
다시금 기억할 만한
가치있는 일은 무엇인가?


가끔 나는 1년 전, 5년 전, 10년 전, 20년 전의 내가 어떤 경험을 하고, 어떤 생각을 했고, 누구와 함께 했는지 궁금해 하곤 한다. 노트나 다이어리를 다시 꺼내보기도 하고, SNS에 남아있는 과거의 기록들을 다시금 살펴본다. 1년 후, 5년 후, 10년 후, 20년 후 내가 오늘의 내 삶을 기억할 때 후회보다는 미소를 지을 수 있는 삶을 살고 싶기도 하다.


오늘 하루,
나는 기억할 만한
가치 있는 삶을 살고 있는가?

기억할 만한 일들을 기록해 둘 수 있는 삶이라면, 그리 나쁘지만은 않다.



[3] 한 해를 돌아보고,

기억할 것을 다시 선택하기


자부심을 높이기는 쉽다. 좋은 일들을 하고 그저 좋은 일을 했다는 사실을 기억하면 된다.
_ John Roger


매년 한 해의 삶을 계획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10여년 전 부터는 혼자 계획하기 보다는 사람들과 함께 모여 새로운 한 해를 디자인하는 시간을 가져오고 있다. 새로운 한 해를 계획하기 앞서 모두에게 답하길 요청하는 질문이 있다. '지난 한 해를 되돌아보며 기억하고 싶은 가장 중요한 순간들은 무엇인가?'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다. 기억할 만한 것을 선택하고 능동적으로 기억하는 행위를 하는 것 또한 인류의 오래된 의식이다. 대화를 나누거나, 그림, 노래, 또는 시로 만들기도 하고, 세세한 과정을 기록으로 남기며 인간은 망각에 저항한다. 기억할 것을 선택하는 일을 남들에게만 맡기지 말고 스스로 정리해 보는 시간이 필요하다.


기억할 것들을 기억하기 위한 시간을 스스로에게 허락하고 있는가?



2016. 10. 9. 질문술사

날씨가 쌀쌀해지고 있습니다. 지난 한 해를 마무리 할 시간이 다가옵니다. 한 해의 기억을 정리하기 위해 필요한 질문들을 끄적여둔 작년 글 링크 걸어둡니다. 지난 한 해를 마무리하고 새로운 한 해를 설계하는 Design2018 모임에서는 조금 더 수정된 질문으로 찾아뵙겠습니다.


참고 : 아름다운 마무리, 한해를 돌아보기 위한 질문술사의 추천 질문 list

Q1. 올해가 가기 전 답해야 할 질문은 무엇인가요?
Q2. 2017년을 돌아보며 스스로 평가하기 위한 올바른 '평가기준'은 무엇인가요?
Q3. 지난 한 해, 여러분이 시간과 노력을 투자한 삶의 영역과 공동체는 어디입니까?
Q4. 지난 한 해, 여러분은 누구에게 어떤 공헌을 했습니까?
Q5. 지난 한 해, 여러분의 삶을 풍요롭게 한 경험은 무엇입니까?
Q6. 지난 한 해, 여러분의 삶을 풍요롭게 가꾸도록 도움을 준 사람은 누구입니까?
Q7. 지난 한 해를 돌아보면서, 아쉬움이 남는 것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Q8. 지난 한 해, 여러분의 삶을 통해 깨달은 교훈은 무엇입니까?

https://brunch.co.kr/@ilwoncoach/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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