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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삼봄 Jan 22. 2018

[직업의 종말]을 읽는 세 가지 질문?

결국 우리의 미래, 우리의 이야기는 스스로 써나가야만 한다


#독서질문 : 책을 깊이 읽기 위해 필요한 세가지 질문을 종종 안내하곤 했었지요.

첫째, 이 책에서 말하는 것이 '의미하는 바'는 무엇인가?
둘째, 이 책에서 말하는 것이 '나에게 의미하는 바'는 무엇인가?
셋째, 이 책에서 말하는 것이 '우리에게 의미하는 바'는 무엇인가?

 첫번째 질문은 '작가의 의도'를 보다 명확하기 이해하기 위함이며, 두번째 질문은 내 삶에 반영할 것을 성찰하기 위함이고, 세 번째 질문은 이 책이 시대에 주는 가치를 묻는 것입니다.

아래 글은 트레바리x미여시 독서모임에 [직업의 종말]을 읽고 참여하기 위해 세가지 질문에 답하면서 끄적여 둔 글입니다.



'변화에 맞서 써울 것인지 변화를 끌어안을 것인지는 모두 당신에게 달려 있다. 영원한 기회는 없다.'
_ 테일러 피어슨  


'세상이 지금 그 어느 때보다 평화롭다고 여기는 것과 마찬가지로 많은 사람들이 구직 현실에 대해 잘못된 믿음을 가지고 있다. 향후 50년 동안은 안정적인 정규직 일자리가 확보될 거라고 믿는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지난 50년 동안 가능했던 이야기다.

  지금까지 세상이 평화로웠으니 앞으로도 그럴 거라고 추측하는 것처럼, 우리는 일자리에 대해서도 같은 추측을 하고 있는 게 아닐까? 다시 말해 미래에도 그럴 거라는 확실한 근거가 있어서가 아니라 지금까지 그래 왔으니 괜찮을 거라고 추측하는 것이다.'

_ 테일러 피어슨  


  나에겐 매일 출근할 직장은 없지만 사람들을 만나 상호작용하는 직업은 있다. 이전 직장에서 내가 하고 싶은 일에 온전하게 몰두하지 못하는 내 자신이 싫어서, 혹은 월급만 축내고 있는 것이 미안해서 세상 밖으로 나왔다. 내 직업은 '질문하는 것' 혹은 '더 좋은 질문을 할 수 있도록 촉진'하는 것이다. [혁신가의 질문]이라는 대담한 제목의 책도 써보고, '질문디자인연구소'라는 거창한 이름의 타이틀을 걸어두고, '질문술사'라는 이상한 별명을 스스로 만들어서 붙이고, 몇 명의 대표님들에게 머리아픈 질문을 하며 삥(?)을 뜯는 방식으로 창조적 밥벌이를 하며 살아가고 있다. 고정비가 부담스럽다고 월급주는 연구원들도 독립(?)시키고, 사무실도 없이 가방에 이것 저것 바리바리 싸들고 돌아다니며 프리에이전트(라고 쓰고 반백수라고 읽는다)의 삶을 누리고 있다. '직업의 종말'을 아직 맞이하진 않아 다행이고, '직장의 종말' 후에도 별일 없이 살아가다보니 이 책도 꽤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당신이 삶이라고 일컫는 주변의 모든 것들은 당신보다 똑똑하지 않는 사람들이 만든 것입니다. 당신은 그것을 변화시키고 그것에 영향을 미쳐 다른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는 무언가를 만들 수 있습니다. 그 진실을 깨닫는 순간 당신의 삶은 영원히 바뀔 것입니다.'
_ 스티브 잡스


  책을 읽을 때도 나는 나 자신에게 질문한다. 주로 저자가 전하고자 하는 '핵심개념'을 중심에 두고 '세 가지 질문'에 답하며 생각을 정리해본다. 저자의 이야기를 따라가는 것도 좋지만, 나는 내 질문에 답하기 위한 수단으로써 책을 읽는 것을 더 좋아한다. [직업의 종말]을 읽고서 이 세 가지 질문에 명료하게 답해 볼 수 있다면 좋으리라.


Taylor Pearson - End of Jobs: The Sanity and Safety of Entrepreneurship






첫째, '직업의 종말'이 '의미하는 바'는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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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번째 질문에 대해서는 내가 이 글에서 답하지는 않기로 했다. (조금 전에 한두시간 정도 공들여서 2000자 정도 되는 서평을 썼다가 마우스와 키보드 조작 실수로 날려버렸다. 400자를 쓰라는 제안보다 욕심을 낸 벌인가보다. '중간 중간 임시 저장하는 센스!'라는 트레바리의 조언도 무시했으니 할말은 없다. 꼭 그래서 첫번째 질문에 대한 답을 미루는 것은 아니다.) 모든 질문에 답할 필요는 없다. 세상이 던지는 수많은 질문에 모두 답하기엔 인생이 너무 짧다. '직업의 종말'이 의미하는 바에 대해서는 직접 테일러 피어슨의 책을 읽어보면 될 일이다. 기업가정신의 시대, 직업의 종말과 일의 의미에 대한 피어슨의 주장은 충분히 귀기울일 만한 가치가 있어보인다.

 

인간의 핵심 동기는 다음 세 가지로 요약된다. 바로 돈(money), 자유(freedom), 의미(meaning)다.
_ 테일러 피어슨  



'직업은 본래 영향력과 통제력이 제한되기 때문에 망할 놈의 것이다. 물론 훌륭한 직업을 가질 수는 있다.(또한 재미있는 직업을 가질 수도 있다!) 하지만 부의 관점에서 볼 때, 직업을 갖는다는 것은 영향력과 통제력이 제한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이 두 요소는 부유해지고자 하는 사람에게 절실히 필요한 것이다,'
_ 엠제이 드마코 [부의 추월차선]


둘째, '직업의 종말'이 '나에게 의미하는 바'는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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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번째 질문, '직업의 종말'이 나에게 의미하는 바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책 [직업의 종말]은 내게 '숙제'다. 인생에서 풀어가야 하는 고고한 문제로서 비유적으로 표현하는 숙제가 아니라, 나쁜(이라고 쓰고 예쁜 이라고 읽는다) 트레바리 친구들이 내준 숙제다.


  40여년 정도 살아온 내 삶을 돌아보면 '어른다운 어른'과의 만남을 지속적으로 갈망해온 '작은아해'가 늘 함께 했음을 알게 된다. 또래 친구들과 노는 것도 좋았지만, '어른다운 어른'을 만날 때 가장 즐거웠다. 학교에서는 '어른다운 어른'을 만날 기회가 드물었고, 책은 그런 어른들을 자주 접할 수 있는 통로였다. 그래도 책을 통해서 보다는 직접 만나보는 것이 훨씬 좋더라. 급변하는 사회의 복잡한 문제들을 해결하는 ‘모두가 체인지메이커(Everyone A Changemaker)’인 세상을 앞당긴다는 (사)아쇼카한국은 그런 '어른다운 어른'들을 연결하는 독특한 단체다. (사)아쇼카한국과의 우연한 인연으로, '미래를 여는 시간'에 종종 초대를 받으면 너무도 기쁜 마음으로 달려가곤 했다. 아쇼카 펠로우들과 아쇼카의 커뮤니티에 모여든 멤버들은 내가 생각하는 '어른다운 어른'에 가장 가까운 분들이다. 세상과 타인의 아픔에 공감할 수 있고, 혼자서만 모든 것을 해결하려 하기보다는 다른 분들과 협력하고, 서로 도움을 주고 받으며 살아가는 모습에 깊은 감동을 느낀다. 그러다 보니 트레바리x미여시 모임에 이미 가입한 나를 뒤늦게 마주한 것은 당연하다.


'요컨대 우리는 직접 설계하기보다 우리를 위해 설계된 옵션들로부터 고르는 역할을 수행한다. 가능성이 넘쳐나는 세상에서 비교적 극히 일부분에 불과한 것에 모든 관심을 집중하는 것이다. 가장 영향력 있는 사람들이 그밖에 모든 이들의 의식을 구조화하기 때문이다. 군주 시대에 비한다면 공화국 시대의 권력이 훨씬 더 잘 분산되어 있지만, 그렇다고 완전한 자유를 누리고 있는 것은 아닌 셈이다.'
_ 테일러 피어슨  


  그런데 나쁜(이라고 쓰고 예쁜 이라고 읽는다) 트레바리 친구들이 이런 멋진 어른들과 만나려면 '숙제'를 해야 한다고 했다. 매월 한 권의 책을 읽고, 자신의 생각을 글로 써서 공유해야만, 한달에 한번의 만남을 허락할 수 있다는 협박을! 로미오와 줄리엣의 부모들도 아니고 이 무슨 행패란 말인가! '우리 서로 사랑하게 내버려두면 안되는가?' 외쳐보다가, 그냥 나쁜(이라고 쓰고  예쁜 이라고 읽는다) 트레바리 친구들에게 일단은 굴복하기로 한다. 그래서 [직업의 종말]을 읽고, 쓰기까지 숙제를 마무리 했다. 얼마만에 끄적여본 숙제인지 놀랍기만 하다!


그럼에도 최대의 영향력을 발휘하는 사람은 자신뿐 아니라 다른 사람들의 실질적 삶을 설계하는 사람들이다. 바로 창업가정신을 가진 사람들이다. 이들은 자신의 현실을 스스로 규정하지, 주어진 현실에 좌우되지 않는다. '어떻게 해야 하지?', '뭘 해야하지?'라고 묻기보다 '왜 그럴까?' '왜 안 될까?'라고 물으며 끊임없이 자신의 현실과 대화를 이어가는 것이다. _ 테일러 피어슨   
우리는 이전 어느 세대보다 자신의 삶을 어떻게 구조화할지 진실되게 '선택'해야 한다. 우리 부모 세대에 비해 삶에서 전통과 구조가 차지하는 부분은 그리 많지 않다. 한편으로는 대단한 축복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동기를 잃은채 의미를 잃고 공허감에 빠질 위험도 내포하고 있다. 그런 까닭에 스스로 묻고 선택해야만 한다. '내가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 만약 이 질문에 답하지 못한다면 불행하게도 다음 두 가지 결과 중 하나에 이를 수 밖에 없다.

1. 다른 사람이 하는 것을 하고 싶어 한다.
2. 다른 사람이 하라고 하는 것을 한다.

_ 테일러 피어슨  




셋째, '직업의 종말'이 '우리에게 의미하는 바'는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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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직업의 종말'이 '우리에게 의미하는 바'는 무엇인가?  세번째 질문은 내가 홀로 답해야 할 질문이 아니라, 함께 대화를 나누며 답해야 할 질문이다. 나쁜(이라고 쓰고 예쁜 이라고 읽는다) 트레바리 친구들이 마련해준 장에서 함께 할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설레이는 마음으로 세 번째 질문에 대해 대화할 시간을 기다려본다.


'결국 우리의 미래, 우리의 이야기는 스스로 써나가야만 한다.'_ 테일러 피어슨


2017. 1. 22. 질문술사 一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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