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에 묻는다.

by 유복남






우리는 매일 수많은 감정을 마주한다. 기쁨과 슬픔, 설렘과 후회가 순간순간 스쳐 지나간다. 하지만 그 감정들을 온전히 표현하진 못한다. 웃고 싶지 않아도 웃어야 하고, 울고 싶어도 참아야 할 때가 있다. 그렇게 하나둘 가슴 한켠에 감정들을 묻어둔다.


오늘도 감정을 묻어두었다. 일이 뜻대로 안 풀려 짜증이 나도 괜찮다며 웃어넘기고, 듣기 싫은 선배의 조언에도 감사하다며 웃어보였다. 전에는 친구에게 서운한 감정이 생겨도 이해한다고 했고, 이별 앞에서는 "잘 지내"라는 말만 남겼다. 내 마음속에는 표현하지 못한 감정들이 차곡차곡 쌓여간다.


문득 누군가 내게 물었다. "요즘 어떻게 지내?" 그저 안부를 묻는 말이었을 텐데, 묻어둔 내 감정이 떠올랐다. 그제야 깨달았다. 내가 이런 수많은 감정들을 숨기며 살고 있었다는 걸. 그리고 알게 되었다. 서로의 감정을 이야기할 때 우리는 위로를 얻는다는 것을. 그렇게 묻어둔 감정을 꺼내보는 시간, 그때 우리는 단단해진 스스로를 알게 된다.





하지 못한 말이, 가슴에 묻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