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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속 30km 속도 제한이 문제가 아니야

by Sam Bright

2019년 9월 충남의 한 스쿨존에서 9살 어린아이가 교통사고로 사망했다. 이런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하는 '민식이법'이 2020년 3월 전국적으로 시행되었는데, 법안 통과와 실행까지 일사천리였다.


내용은 아래와 같다.

1) ‘도로교통법 개정안’ 스쿨존 내 과속단속 카메라 설치 의무화 등

2)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 안전 의무를 위반해 사고를 일으킨 가해자를 가중 처벌


정부는 2022년까지 전국 어린이 보호구역에 무인 교통단속장비와 신호등 설치를 완료할 계획이다. 2020년 올해에만 총 2060억 원을 투자하여 무인교통단속장비 2087대, 신호등 2146개를 우선 설치한다. 법에 따라 앞으로 스쿨존에서 13세 미만 어린이를 교통사고로 사망하게 한 경우 무기 또는 3년 이상의 징역에 처해질 수 있다. 운전자가 안전 의무를 다하지 않아 발생한 사고에 한해서만 처벌한다고 하니 별다른 이상은 없어 보인다. 더군다나 "불편하더라도 속도를 줄이고, 아이들을 살리자" 이렇게 말하면 반대할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


하지만 가야 할 길은 여전히 멀다.

법 제정 이전부터 있었던 논란거리가 법 제정 이후까지 해결 없이 그대로 남아있는 것이다.


1. 시속 30km라는 기준?


민식이 부모가 사건을 공론화하는 과정에서 "스쿨존에서 가해자의 과속만 아니었다면 아이는 죽지 않았다"고 말했지만 이는 사실과 달랐다. CCTV 분석 결과 사고 차량은 스쿨존 제한속도 30 km/h를 준수하여 시속 23.6 km/h로 운행하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이미 성난 대중들이 운전사에게 쏟아 부은 비난에 대해서는 누구도 책임지지 않았다. 그 부모들 또한 이에 대해 어떠한 해명도 내놓지 않았다.


2. 운전자만 조심하면 되는가?


법 시행 첫날부터 스쿨존에서 중학교 1학년 학생이 무단횡단을 하다 사고가 났다. 과연 운전자에게 무죄가 나올지는 전문가들이 봐도 미지수라고 한다. (만 13세가 넘어 '민식이법' 대상이 아니라고 밝혀졌다. 천만다행.) 실상 포인트는 속도에만 있지 않기 때문이다.



스쿨존에서 사고가 났더라도 '민식이법'에 의해 가중 처벌을 받지 않으려면!

1) 운전자가 규정 속도(스쿨존에서는 시속 30km)를 지키면서

2) 전방주시 등 모든 안전유의 의무를 준수하고

3) 기타 어떠한 과실도 없어야...


사람이 다치거나 사망하는 교통사고에서 운전자 무과실로 나오는 경우는 얼마나 될까? 극도로 희박하다. 스쿨존에서 사고가 나면 30km를 지켰든 아니든 결국 가중처벌받는 것(받도록 만드는 것)이 '민식이법'의 요체다. 당장 개학하면 학교로 자녀들을 태워 다녀야 할 학부모들부터 신경이 곤두서는 이유다. 보행자가 무단횡단을 했든 아니든 그런 것도 중요하지 않다. 스쿨존 내에 모든 불법 주정차를 근절하고, 횡단보도에서는 무조건 서도록 사인물을 만들고, 아이들은 횡단보도만을 안전하게 이용하도록 가르치는 수 밖에는 없을 것이다. 내비게이션도 아예 스쿨존에 진입하지 않고 우회해 안내해야 한다.


여전히, 불편함은 얼마든지 감수할 수 있다.

그러나 불편함을 감수하고도 나오는 사고는 정말 어쩐단 말인가.

아직 답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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