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Sam Bright
Apr 02. 2020
'n번방'과 '26만명'.media
숫자는 정직하고 정확해야
'n번방'의 루저들이 연일 잡혀 들어가고 있다.
밥은 먹고 다녔냐?
청와대 청원에도, 매일 쏟아지는 기사들에도,
범죄자들 숫자는 '26만명'이란다.
그렇게나 많다고?
정말 '26만명'인가?
길거리에서 집회를 해도 주최측과 경찰측 집계는 다르다.
서로 보는 눈이 다르니까 그 정도 차이는 감안할 수 있다.
'26만명'은 [텔레그램 성착취 공동대책위원회]
발표문에서 처음 나왔다.
60여 개 채팅방에 참여자를 취합하면 그 정도 된다는 거다.
(제일 큰 방에만 2만여명의 참여자, 온라인 인원 1천명 이상의 규모)
경찰은 유료회원을 1~3만명으로 추산하고 있고,
무료회원을 단순히(근거 없이) 10배수라 치면,
10만~30만명 까지도 올라갈 수 있겠다.
그럼 '26만명' 정도면
그다지 과장된 것도 아니라 여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단순히 접속한 프로필의 수를 들이밀면 안 된다.
익명성을 보장하는 플랫폼에서
루저A가 방 하나에만 들어가 있었을까?
1) 정확한 집계가 불가능하니 우선은 숫자를 가능한 많게 잡는 편이 낫잖아?
2) 여성들이 당한 피해에 비하면 숫자를 가능한 범위 내에서 늘이는 건 대수도 아니야.
정말 그런가?
'26만명'이라는 키워드로
한남은 다 그렇다고 말하고 싶은 건 아닌가?
그저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용도,
사실 어찌 되든 관계없는 분노 표출 수단,
그렇게 숫자를 가지고 놀면 안 된다.
가해자는 모두
엄벌 후 신상공개
유료방에 입장한 인간들은 아마 다 잡을 수 있을 거다.
돈을 직접 보냈든 암호화폐를 보냈든
개인 지갑을 통한다거나 대포통장을 쓰거나 하지만 않았다면 걔들 인생 이제 끝났다.
곁다리지만, 암호화폐는 진짜 제도권 안으로 완전히 들어오면 좋겠다. 누구라도 범죄 은닉 용도로 쓴다면 법으로 거래 금지가 좋겠고.
무료방에 있던 인간들을 잡으려면
텔레그램이 접속자 정보부터 전부 다
내줘야 할 텐데 그게 가능한지는 잘 모르겠다.
일단 잡는 데까지 최선을 다해 무슨 수를 써서라도 잡고
적용할 수 있는 모든 죄명을 다 적용해서 감방으로 보내야지.
배부른 걱정일 수도 있는데, 최선을 다해 잡고도 못 잡은 '약 20만명'의 루저들은 대체 어떻게 해야 하나? 못 잡은 범죄자들이 '약 20만명'이나 되면 불안해서 살겠나? 너도나도 혐오와 분쟁을 받아쓰는 지금이지만, 우린 옳은 길로 갔으면.
남성과 여성의 대립구도로는
어떤 문제도 해결할 수 없어
[성매매 해결을 위한 전국연대]에서는
"텔레그램의 (익명 보장) 플랫폼이 문제가 아니며,
남성문화가 여성에 대한 성착취를 통해
완성되고 있음에 분노한다"고 밝힌다.
그런 식으로 접근하면, 남성을 다 멸종시켜야 한다.
작은 사건부터 거대한 시스템까지 남성이 만든 것이고,
한 남성의 문제가 아니라 남성 집단 전체가 문제라고
말한다면 결국 우리에겐 대화의 여지가 없는 것이다.
이런 글 쓰는 니가 바로 한남충이라고
"너도 봤지"부터 "느개비"까지 입에 올리는 분들은
솔직히 양심에 손을 얹고 남자 욕할 거리 생겨서
신나지는 않았는지 스스로 돌아보길.
감히 남자가 페미니즘을 논하는 걸
허락하지도 못하는 그분들을 위해
이 글을 쓴 것이 아님을 다시 밝힌다.
익명으로 남을 권리,
피해자의 것
2만6천명이든 '26만명'이든 260만 명이든
나도 빨리 다 잡혔으면 좋겠다.
익명성이라는 가면을 벗기고, 키보드를 빼앗고,
현실에서 무릎 꿇리는 게 중요하다.
어제까지 검찰 조사로 신원이 파악된 피해자는 16명.
그중 13명은 개명을 원한다고 한다.
이들은 사회가 끝까지 책임져야 한다.
정확한 처벌과 정확한 치료,
정확한 숫자를 기록해야만
미래의 누군가에게
정확한 지침으로 남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