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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혜성리 삼번지 Dec 23. 2023

서른 살의 끝, 그리고 새로운 시작

(부제: 안녕, 30대는 처음이지? - 22. NEW)

올해도 며칠 남지 않았다. 어릴 때는 시간이 빠르다는 게 어떤 느낌인지 가늠조차 되지 않았었는데 나이를 한 살, 한 살 먹어갈수록 더욱 체감하게 되었다.

우스갯소리로 엄마한테 시간이 너무 빠른 것 같다며 하소연했더니, 날아온 그녀의 한 마디.

“아직 서른 인 네가 그 정도로 느끼는데 환갑인 나는 오죽하겠니?”


깨갱. 환갑인 당신이 보시기엔 나는 아직 응애예요, 애기거든요! 시간이 빠르다고 투정 부리지만 말고 어떻게든 더 행복하게, 즐겁게, 알차게 보낼 연구를 해야지. 그래, 그게 맞다.



아직 2023 이라는 숫자가 어색하기만 한데, 2024 이라는 숫자와 친밀해져야 하는 때가 온 거다.


굿바이, 2023!

몇 개월간의 백수생활을 즐기게 된 아주 소중한 시간이었다.

연이은 직장생활에, 이토록 오래 쉬어본 적이 처음이었다. 마냥 행복하고 달콤하기도 했고, 안달 나기도 했으며, 조바심을 느껴보기도 했다.

그 끝에는 재취업이라는 선택을 하게 되었고, 다시 직장인으로 돌아가게 된 다사다난한 한 해였다.



무엇이든 한 가지를 꾸준히 한 적이 별로 없었는데,

요가라는 운동도, 글쓰기라는 취미도, 함께 한지도 벌써 1년이다. 의무감을 벗어던지니 즐거움을 알게 되었다.


2024, 안녕!

만나서 반가워, 다가올 한 해 잘 부탁해!

사실 큰 도전을 하나 앞두고 있다. 괜히 초 치는 것 같아서 아직 언급하지는 않으련다. 제대로 시작하게 되면 브런치에 가장 먼저 글을 올리련다. 나는 정말 마음을 먹었다.

주변을 정리하고 있다. 사실 정리라고 하기엔 거창하고, 새로운 도전을 위한 준비를 하나씩 하고 있다. 걱정이 되지 않는다고 하는 건 거짓말이다.

두렵고, 무섭기도 하다. 최악의 경우가 떠오르기도 한다. 그럼에도 도전을 하기 위한 이유는 하나다.



그냥, 스스로에게 떳떳해지기 위해서.

한 살이라도 어릴 때 뭐라도 해보고 싶어서다.

그냥, 그냥! 나중에 돌이켜봤을때, 이때의 나 정말 열심히 살았구나, 스스로가 대견하다, 고생했다. 이 감정을 느끼고 싶어서다.


그렇기에 요즘 나는, 새삼 하루하루가 소중하고 감사하다.

광화문으로 돌아온 지 얼마 되지 않아 다시 떠나야 하는 것이 아쉽고 아깝기도 하다.

종로를 사랑하고 애정한다. 직장을 구할 때에 사무실의 위치도 종로로 고집한 이유도 마찬가지다.

지하철에서 복작거리며 출퇴근하는 시간도, 사무실 사람들과 함께하는 커피 한 잔의 여유도, 맛있는 밥을 먹고 산책하는 거리도, 다시 돌아오지 않는 순간이라고 생각하니 퍽 소중하다.



무엇보다 감사하다. 순간의 소중함을 깨닫게 되어, 다시 한번 감사함을 느낀다.

입 밖으로 꺼내본 적 없는 감사함을 많이 표현하고 있다. 감사함을 말하게 되니, 더 애틋하다.


제법 사이코 같은 말이기도 하지만, 회사에서 느낄 수 있는 일과 사람이 주는 스트레스도 그리워질 것도 같다. 그러니까 나는 정말, 일 분 일 초, 하루하루가 감사한 요즘을 보내고 있다.



2024년엔 한 층 더 성숙해진, 더욱 어른다워진 내 모습을 기대해 보련다.

한 걸음, 한 걸음 부단히 걷다 보면,

오늘은 어제보다 한 발자국씩 더 걷다 보면,

해낼 수 있지 않을까? 해낼 수 있다.

마침내 나는 해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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