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부 2장 샤인머스캣에게 묻는다 ; 위험한 내가 더 좋아
샤인머스캣은 인기스타다.
탱탱한 연둣빛 알갱이는 보는 눈을 즐겁게 하고,
포도인데도 시지 않아 누구에게나 호감을 얻는다.
처음 등장했을 때는 선뜻 집어 들기 어려웠다.
몸값은 높고, 포장지는 번쩍거렸다.
하지만 이제는 슈퍼마켓의 일상이다.
아무도 망설이지 않고 장바구니에 담는다.
샤인머스캣의 미덕은 일정함이다.
언제나 단맛, 언제나 예쁨.
냉장고 안에서도 싱싱함을 오래 유지한다.
껍질째 먹을 수 있는 편안함.
손님 상에 내놓아도 환영받는 무난한 미소.
세상은 그런 맛을 사랑한다.
그런데 이상하다.
너를 씹을 때마다, 내 혀가 지루하다.
단맛은 완벽한데, 떨림이 없다.
심장이 반응하지 않는다.
너는 늘 비슷하고, 너무 안전하다.
나는 신맛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래도 사과를 베어 물 때마다 작은 긴장이 있다.
턱이 저릴 만큼 신맛을 견디고 나서야
달콤한 향이 폭발하듯 퍼진다.
그게 살아 있는 맛이다.
배는 달지만, 목을 탈 만큼 강렬하다.
딸기는 손끝에 쉽게 으깨지지만
그 연약함 때문에 더욱 귀하다.
위험과 불완전함이 있으니 특별하다.
삶도, 사랑도, 그래야 하지 않겠니?
샤인머스캣, 너는 고급이니?
너는 완벽하니?
유전자까지 선별된 매끈한 족보,
씨앗도 없이 번식하는 복제의 달인.
세련되고 단정한 도시의 얼굴을 하고 있지만
어쩐지 공장에서 찍어낸 것 같다.
나는 묻는다.
정말로, 대대손손 이어질 생명의 힘이 있느냐고.
너의 단맛은 흠결이 없다.
하지만 그 무결함이 나를 불안하게 한다.
나는 이제 조금은 덜 단 나를 택하겠다.
상처가 있고, 신맛이 있고, 때로는 금이 가는 나.
그게 진짜 살아 있는 존재의 맛이다.
세상은 매끈함을 예찬하지만
나는 위험한 내가 좋다.
다칠 수도 있고, 흔들릴 수도 있는
불완전한 내 인생의 당도.
나는 이제,
무결함이라는 샤인머스캣의 오류를 거부한다.
나는 위험한 내가 좋다.
다칠 수도 있고, 흔들릴 수도 있는,
불완전한 내 인생의 당도.
내 안의 샤인머스캣을 덜어내고,
내 안의 사과를, 배를, 딸기를 키운다.
살아 있는 신맛으로,
오늘을 다시 깨문다.
나는 이제,
이 불완전함을 숨기지 않을 것이다.
가장 강인한 방식으로 단련할 것이다.
강인함은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고통을 이겨낸 횟수만큼 계산되는 공식이다.
이것이 곧,
나의 Lean Mass-Up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