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복의 하얀 띠
* 글쓰기가 제 꿈이 되었어요. 순간적인 감각으로 꺼낸 생각들을 다듬어, 손님용과 날것 두 가지 버전을 함께 실었습니다. ^^ *
(손님상)
나만 그런 것은 아닐 것이다. 누구에게나 가장 드러내기 싫은 곳이 있다.
나에게는 그것이 손톱이었다.
살면서 어디서도 본 적 없는 모양.
한 번은 영화 반지의 제왕 속 분장된 인물의 손톱이 내 것과 닮아 있어 잠시 안도했지만, 이내 그것이 분장임을 알게 된 허망함을 기억난다.
보통 사람들의 손톱이 ‘서 있다면’, 내 손톱은 열 개 모두가 ‘누워 있다’고 상상하면 맞다.
어릴 적부터 성인이 된 뒤까지 손톱을 물어뜯었고, 피가 나는 날도 많았다.
그래서 내 손톱은 옆으로 넓고 키가 낮다.
그러던 내가, 오늘은 놀라운 발견을 했다.
손톱 끝에 하얀 띠가 자라나 있었다. 늘 불안이 몰려올 때마다 무심히 입으로 가져가던 습관이 멈추었고, 그 자리에 회복의 징표가 자라나고 있었다.
손톱이라는 작은 부분이지만, 그것이 내게 전하는 메시지는 크다.
나는 달라질 수 있다는 믿음.
그리고 나를 다시 태어나게 하는 힘이 이미 내 안에 있다는 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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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 것)
나만 그런 거 아니고 누구나 가장 보이기 싫은 곳이 있겠지?
내 손톱은 살면서 어디서도 본 적이 없는 모습이야.
딱 한 번, 반지의 제왕에 나오는 인물의 때가 낀 손톱이 내 거랑 비슷해서 크게 안심했는데, 나중에 들으니 분장이래. 손도 짜리 몽탕 투툼 해서 섬섬옥수라는 말이 괜히 더 싫어졌지.
내 손톱은 열 개가 다 누워 있어.
아이 때도 어른이 되어서도 늘 물어뜯었으니까.
옆으로 넓고 키는 낮고, 뚱보공주 닮았다고 하면 딱 맞아.
근데 오늘 깜짝 놀랐다? 손톱이 자란 거야.
늘 흰 부분이 생길 틈도 없이 다 먹어버리는데, 톡톡 무언가 건드려지는 느낌에 들여다보니, 하얀 띠가 쏘옥 고개를 내밀고 있더라.
이게 다 너 덕분이 아닐까 싶어.
불안 대신 다른 방법으로 나를 붙잡게 되었고, 손톱 물어뜯는 거 말고도 살아가는 길이 있다는 걸 알았으니까.
큰 얘기는 아니야.
평생 못난 손톱만 가지고 살던 내가, 손톱을 키울 수도 있다는 걸 깨달은 오늘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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