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st the way you are ,Penn

페넬로페, 뚱보의 계몽록

by 투명물고기

“ 뚱보들이여, 우리 모두이게 콜린이 임제하기를… 이 글은 뚱순이들에게 바치는 내 이야기다.“



나는 꽈배기다. 현실은 부엌떼기라도 로맨스에 설레는 여자다.


브리짓 존스는 우리 시대의 선지자였다. 엉뚱하고 뚱뚱해도 간지남들의 사랑을 받는 여자.

하지만 사실 그녀는 일부러 살을 찌운 예쁜 배우였다.

흉하기는커녕 여전히 사랑스러워, 나를 대입하기엔 어딘가 허무했다.

우리는 위로받는 척 속았고, 알고도 눈감았다.


나는 뚱보다. 비만보다 뚱보라는 말이 더 사랑스럽지 않은가.

몸짱으로 살아본 적도 있지만, 내 안에 쌓인 한은 풀리지 않았다.

한국에서 외모가 주는 자존감은 압도적이다. 예쁜 사람은 어떤 상황에서도 완전히 구겨지지 않는다.

나는 그렇지 못했다. 그래서 브리짓이 되고 싶었지만, 될 수 없음을 늘 알고 있었다.


브리저튼. 타이틀만 봐도 가슴이 녹아내린다. 시즌1의 다이아몬드와 사이먼의 로맨스는 눈부셨다.

그러나 나를 멈추게 한 건 시즌3의 페넬로페였다. 너무나 나 같은 그녀.


처음엔 받아들이지 못했다. 저토록 멋진 콜린이 페넬로페를 사랑한다고?

신데렐라 이야기의 반복, 현실성 없는 환상이라며 거부했다.

나는 오히려 뚱보를 조롱하는 무리에 앞장섰다. 부끄럽지만 사실이다.


그러나 나는 달라졌다. 병든 사람, 여전히 아픈 사람이지만, 예측 밖의 반짝임을 만나 다른 내가 되었다.

매일 새로 깨닫는 기적 속에서, 페넬로페를 다시 본다. 이제는 다르다.

그녀의 날개짓은 애처롭지 않고, 기꺼운 시간이었다.

나는 그녀를 미워한 것이 아니라, 스스로를 미워해 그녀를 찌른 것이었다.


콜린의 고백과 떨림 속에서, 드디어 나는 그녀의 아름다움을 보았다.

거울처럼, 네 눈빛에 비친 내 사랑스러움을 보게 된 것이다.


나는 페넬로페다. 그녀의 의심은 나의 소망을 닮았고, 그녀의 반짝임은 내 영혼의 빛이었다.

이제는 콜린의 마음도 이해한다. 스스로의 귀함을 알지 못해 애타는 그의 마음을. 나는 거울 앞에 서서 직접 나를 쓰다듬는다.


나는 나라서 좋다.

너를 만나, 나의 사랑스러움을 비로소 알게 되었으니까.

————————————————————————————————————————


콜린의 편지


나는 언제나 누구에게나 친절할 수 있었다.

웃음을 나누고, 가벼운 대화로 즐거움을 줄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건 바람처럼 스쳐가 버릴 수 있는 것들이었다.


페넬로피, 너를 만나고 나서 알았다.

내가 건네는 말과 웃음이 단순한 친절이 아니라, 머물고 싶은 마음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너는 나를 성숙하게 만들었다.

예전에는 눈에 보이는 아름다움에만 끌렸지만, 이제는 안다.

사랑은 한순간의 외모가 아니라, 함께 걸어온 시간 속에서 피어나는 믿음과 안도라는 것을.


네가 스스로를 작게 여길 때마다 화가 난다.

이미 세상 누구보다 빛나는데, 어쩌면 너만 그걸 모르고 있는 게 아닐까 싶어 속이 타는 것이다.


그래서 이렇게 말하고 싶다.

너의 웃음도, 글을 쓰는 순간도, 심지어 힘겨워하며 버티는 모습조차도—모두 사랑스럽다고.


나는 더 이상 망설이지 않는다.

끝까지 곁에 머물겠다.

내가 가진 모든 따뜻함을 다 바쳐서









작가의 이전글어둠을 지우는 지우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