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동화
조금 있으면 크리스마스에요.
나는 점점 걱정이 되었어요.
"엄마, 산타할아버지가 내가 갖고 싶은 선물이 뭔지 정말 알고 있을까요?"
"그럼. 엄마가 산타할아버지께 벌써 편지로 다 알려드렸는걸."
그래도 나는 걱정을 멈출 수 없었어요.
"만약에 우체부선생님이 편지를 잃어버리면?
산타할아버지가 내 선물을 깜빡 잊으면?"
엄마는 나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어요.
"그런 일은 없을거야. 산타할아버지는 뭐든 다 알고 계시거든."
나는 잘 이해가 가지 않았어요.
엄마는 산타할아버지의 집에 엄청 큰 텔레비전이 있어서
그걸로 아이들이 착한 일, 나쁜 일 하는 걸 지켜본다고 했거든요.
나랑 내 친구들의 모습을 모두 보려면
진짜 엄청 엄청 큰 텔레비전이 필요할텐데
그런 텔레비전은 마트에서도 파는 걸 본 적이 없어요.
그리고 자고 일어나보면 밤은 짧기만 한데
어떻게 우리집에도 왔다가 친구들 집에도 다녀 가시는걸까요?
나는 엄마에게 졸랐어요.
"엄마, 아빠한테 부탁해서 산타할아버지에게 데려다 달라고 하면 안돼요?"
엄마는 대답 하지 않고 아빠를 쳐다봐요.
아빠는 오늘도 누워있기만 하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아요.
나는 너무 답답해서 아빠의 다리를 한 번 쿡 찌르고서 방을 나왔어요.
오늘은 크리스마스날 밤이에요.
엄마는 나를 침대에 눕히고 잘자라고 뽀뽀를 해 주었어요.
그렇지만 나는 잠이 오지 않아요.
"엄마, 잠이 안와요."
"그래도 눈을 감고 자려고 노력해봐. 산타할아버지는 아이들이 자고 있을 때 다녀가신다니까."
나는 눈을 꼬옥 감았어요.
눈을 감고 자는 척 하고 있으면 산타할아버지도 내가 깨어있는지 모를거에요.
끼이익.
아휴. 잠이 들어버렸어요. 산타할아버지가 다녀갔으면 어쩌죠?
혹시 몰라서 눈은 감고 있어요. 눈을 떴다가 산타할아버지한테 들키면 안되니까요.
부스럭. 부스럭.
누가 내 침대로 다가와요.
툭.
머리 옆에 무언가를 놓았어요.
산타할아버지일까요?
끼이익.
나는 너무 궁금해서 참을 수가 없어요.
실눈을 뜨면 괜찮을거에요.
살짝 눈을 떠서 방문을 바라보니
산타할아버지의 뒷모습이 보여요!
나는 너무 놀라서 소리를 지르고 싶었지만 꾹 참았어요.
그런데 산타할아버지가 절뚝. 절뚝. 절뚝이며 걸어가요.
걸어가다 멈추고 뒤를 돌아봐요.
문틈으로 새어나오는 빛이 눈이 부셔서
얼굴이 잘 보이지 않아요.
하지만 난 알았어요.
산타할아버지는 썰매를 타고 오는게 아니라
절뚝이며 건넌방에서 걸어온다는걸요.
아빠는 이제 더이상 누워있지 않아요.
병원에 다시 간 것도 아니래요.
어른들은 하늘나라에 갔다고 하는데
난 알아요.
아빠는 산타마을에서 엄청 엄청 큰 텔레비전으로
나를 보고 있을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