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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책과 레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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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삼김 Dec 11. 2021

책과 레몬

매거진을 시작하며


레몬은 그렇다.

분명 요리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식재료는 아니건만, 레몬이 들어가면 기분이 상쾌해진다. 아마도 레몬은 요리의 주 재료가 아니기에 기분을 바꿔주는 것 같다. 있으면 좋고 없으면 말고 정도의 존재이기에 있을 때 더욱 빛나는 식재료가 아닐까.


예를 들어, 생선 요리에 레몬을 곁들이면 좀 더 대접받는 느낌이 든다. 단순히 생선만 있어도 어엿한 요리일테지만, 레몬이 올라가면 생선의 비릿함을 잡아주려는 배려가 느껴진다. 평범한 물 한 병에도 레몬이 들어가면 좀 더 마시는 사람을 배려한 느낌이 들곤 한다. 이렇게 레몬은 무언가와 함께 있을 때 요리한 사람의 마음 씀씀이를 보여준다. 요리의 주 재료가 아니기 때문에 보여줄 수 있는 매력이 아닐까. 귤처럼 알맹이를 마구 먹지는 못하는 과일이라도 레몬은 그런 존재감이 있다.


주 요리를 독서라고 한다면 레몬은 무엇일까? 나는 엄청나게 많은 책을 읽은 것은 아니지만, 책 때문에 일어난 소소한 일들이 있다. 책을 읽으면서 무언가를 마시기도 하고, 서점을 찾기도 하고, 생각하기도 하고, 가끔 사고도 치고... 독서를 하면서 겪은 이런 소소한 이야기들이 독서라는 주 요리에 곁들인 레몬이 될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고급 식재료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독서에 소소한 재미를 곁들일만한 이야기들을 적어보고 싶어 매거진 제목에 레몬을 넣어보았다. 독서에 바치는 나의 작은 성의라고 보아도 좋을 것이다.


독서 경험이 일천하여 작은 이야기라도 쓰려면 애를 써야할 것이다. 그래도 부족하나마 내가 독서를 하며 겪었던 일들이 책 읽는 것을 좋아하는 분들을 즐겁게 해주지도 모른다. 맛있는 주 요리가 되지는 못하더라도 요리에 곁들인 레몬처럼 작은 존재감이라도 비치는 매거진이 되기를 바라며 매거진 제목을 <책과 레몬>이라고 지어본다. 새 매거진은 비정기적이더라도 꾸준히 즐기면서 올릴 계획이다. 많지 않더라도 읽어주시는 모든 분들에게도 즐거운 글이 되기를 바란다.



Photo by Moritz Nie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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