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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책과 레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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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삼김 Jan 29. 2022

좋은 책을 구입하려면

책을 고르는 방법

쇼핑이라는 건 그렇다.

취향에 맞는 것을 골라담고 결제한다. 특히 쇼핑을 위한 쇼핑이라면 필요보다 취향을 한껏 담아 평소보다 많이 산다. 나에게는 책을 사는 일도 그런 쇼핑의 한 종류이다. 출판되는 수많은 책들 중에서 마음에 드는 책을 한껏 골라담고 확 결제해버린다. 누구나 한번쯤 해보듯이 나에게 책 구입이란 돈보다 취향을 선택하는 향락적 소비이다. 마음에 드는 신간이 나오면 홀라당 사버리기도 하고 절판된 책을 찾아 구입하고서는 큰 희열을 느끼기도 한다. 그러다보니 책을 사는 일도 그저 즐기기 위한 쇼핑의 한 형태일뿐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렇게 쾌감만을 목적으로 하는 쇼핑도 자꾸하다보면 안목이 는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계속하다보면 그렇듯이 점점 더 그 세계를 알아간다. 책 쇼핑도 마찬가지다. 책을 꾸준히 사다보면 예전보다 사놓고 후회하는 일이 적어진다. 좋은 책을 고르는 눈도 생긴다. 물론 아직은 부족한 수준이지만, 그래도 전보다 책을 고르고 만족하는 일이 많아졌다. 철학서처럼 어려운 책을 찾아 읽을 정도로 독서 고수도 아니고 교양서 정도 찾아 읽는 정도지만, 그래도 나름대로 책을 사는 기준이 생겨서 오늘은 소소하게나마 내 방법을 적어보려 한다.






책은 크게 두 가지 방법으로 살 수 있다. 하나는 신간을 고르는 것이고 하나는 추천을 받는 것이다. <Chaeg> 이라는 잡지가 있는데 신간 소개 코너가 있어 유용하게 신간을 찾아보고 있다. 그 외에도 출판사 SNS 를 팔로우하여 신간이 나올 때 홍보글을 읽기도 한다. 추천도 비슷하다. SNS 를 통해서 받을 때도 있고, "겨울서점"같은 유튜브를 구독하기도 한다. Flybook 같은 앱을 설치하면 책을 추천해주기도 한다. 교보문고나 알라딘에서는 내가 그동안 구입한 책을 기반으로 책을 추천해주기도 한다.


신간이나 추천된 책을 접하면 소개글을 가볍게 읽는다. 물론 표지도 보게 된다. 아무래도 표지가 마음에 들면 더 끌리게 마련이다. 하지만 표지보다 더 중요한 정보가 있다. 바로 저자이다. 저자가 어떤 이력을 쌓았는지 확인하고 신뢰할만하면 책을 구입한다. 가장 좋은 경우는 아는 저자일 때다. 이전에 저자가 쓴 책을 읽고 좋은 느낌이 들었다면 아무래도 책을 구입할 수 밖에 없다. 이렇게 살펴보다 어느 정도 마음에 들면 구입한다. 하지만 아직 미심쩍은 점이 있다면 목차를 살펴본다.


목차를 보면 내용을 대략 알 수 있다. 일단 제목과 내용이 일치하는지를 살펴본다. 간간히 제목에서 예상할 수 없는 내용이 튀어나오기도 하기 때문에 유의하며 목차를 읽는다. 목차를 읽는 것만으로도 내용이 얼마나 잘 구조화되어 있는지, 얼마나 풍부한 내용이 들어있는지 알 수 있다. 논픽션인 경우 특히 목차가 많은 걸 설명해준다. 온라인 서점에서도 목차는 확인할 수 있으니 충분히 목차를 살펴본다. 픽션인 경우에는? 목차가 의미없다. 스토리를 목차에 대놓고 적어놓을 수는 없으니 말이다. 이 경우는 추천사나 후기에 의존하는 수 밖에.


온라인 서점이라면 이 정도 밖에 살펴볼 수가 없다. 하지만 오프라인 서점이라면 책을 훑어볼 수 있다. 간단히 내용을 읽어보고 책을 살지 말지 결정할 수 있다. 책을 훑어볼 정도라면 거의 마음에 든 책이라서 구입할 확률이 매우 높지만, 여기서 구입하지 않겠다고 결정하는 경우도 있다. 표지도 제목도 목차도 훌륭한데 내용이 생각보다 별로인 경우다. 비슷한 말이 반복되고 어딘가 중언부언하는 느낌이 드는 책이 가끔 있다. 또는 인용이 지나치게 많아서 짜깁기한 냄새마저 나는 책도 있다. 이런 경우에는 저자만의 생각이 빈약하고 그 책만의 내용이 없기 때문에 차라리 그 책을 살 돈으로 다른 책을 읽는 편이 낫다. 







어쩌면 당연한 방법을 적어놓았는지도 모르겠다. 아는 저자가 많아 '이 작가 책이 좋다'고 자신있게 권할 수 있으면 좋으련만 아직 그런 경지에 오르지는 않았다. 혹은 책을 정말 많이 읽어서 '어떤 책이 좋더라'하고 이야기할 수준이었으면 좋으련만 그렇지도 못하다. 그저 내가 책을 구입하면서 느꼈던 점과 방법을 적어보았다. 책을 구입하려는 사람들에게 작게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다른 쇼핑도 그렇겠지만 책 쇼핑도 무척 즐거운 일이다. 저자며 출판사 등등 이것저것 따져보는 재미가 있고 표지나 두께, 글씨에서 느끼는 미적인 즐거움도 있다. 무엇보다도 책이라는 매체가 전해주는 풍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는 것이 가장 즐겁다. 온라인 장바구니를 가득 채우기도 하고 오프라인 서점에 가서 이것저것 뒤적여보기도 하며 책을 고르면 마음의 평화와 희열을 동시에 느낀다. 집에 책을 들이고 소복소복 쌓아놓으면 쌓아놓은 모양만으로도 뿌듯하기도 하다. 그렇게 책으로 만든 탑을 바라보다 저절로 독서를 하기도 한다. 다른 쇼핑보다도 내게 책 쇼핑이 가장 큰 즐거움이 되는 이유이다. 


Photo by Christin Hume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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