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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삼김 Feb 19. 2022

전자책도 구입한다

종이책과 전자책

책은 증식한다.

이전에도 이야기했지만, 독서가에게 책이 증식하는 일은 특별한 일이 아니다. 읽고 싶은 책을 멋대로 사들이는 바람에 끝도 없이 책이 늘어나기만 한다. 하지만 별 일 아닌 일도 모아놓고 보면 큰일이 되듯 책을 멋대로 사들이면 금방 위기에 처한다. 책이 집을 점령해버린다. 책장을 모두 채우고 생활환경 곳곳에 책이 들어차기 시작하면 그제야 정신이 퍼뜩 든다. 아, 내가 내 집 크기를 망각하고 있었구나. 비로소 책을 처분하고 급히 공간을 만들며 증식하는 책을 감당하려고 해 보지만, 발을 너무 깊이 담갔다. 책 사는 건 멈출 수 없다. 그러면 아무리 종이책을 사랑해도 어쩔 수 없이 전자책에 눈을 돌리게 된다.


전자책을 구입하려고 하니 처음에는 전자책 단말을 사야하나 싶었다. 여러 가지 전자책 단말이 나와 있긴 하지만 나는 집에 이미 아이패드가 있었다. 그래도 전자책 단말은 전자 잉크를 사용하기 때문에 눈이 덜 피곤하다고도 하고 내 아이패드 프로는 크기가 커서 들고 다니기에는 영 마땅치 않았다. 그래서 전자책 단말을 사볼까 싶기도 했지만 역시 돈이 없어 이미 있는 태블릿 PC을 사용하기로 했다. 뭐, 그래도 크기 자체는 실제 책과 가까운 크기라 읽기에는 편하기도 하고 어차피 코로나 시국이라 밖에 돌아다닐 일도 없으니 별다른 전자책 단말을 사지 않고 집에서 아이패드로 책을 읽고 있다.


그다음으로는 전자책을 구입해야 했다. 리디북스나 밀리의 서재 같은 전자책 서비스가 잘 되어 있지만, 나는 교보문고에 포인트를 몰아넣고 있기 때문에 전자책도 교보문고 온라인에서 구입했다. 아직 종이책 구입 횟수가 더 많아서 교보문고에 더 의존하고 있기도 했다. 하지만 앞으로 전자책을 더 많이 읽게 되면 월 정액 서비스를 사용하는 것이 더 저렴해보인다. 어쨌든 지금은 교보문고에서 전자책을 구입해 교보 eBook 앱에서 전자책을 읽고 있다.


전자책은 주로 가볍게 읽을만한 책을 산다. 세월이 지나면 가치가 떨어질 책이나 가벼운 에세이, 소설 등을 주로 산다. 집에서 보관하기에는 무겁고 부피가 큰 책도 전자책으로 사둔다. 확실히 전자책이 종이책보다 가격도 저렴하고 부피도 줄일 수 있어 유용하다. 종이책의 두툼한 부피와 팔락 팔락 넘어가는 페이지들을 사랑하지만, 경제성으로는 역시 전자책을 따라갈 수가 없다.


전자책을 읽을 때 가장 만족했던 건 배송 속도였다. 온라인 서점에서 책을 사면 아무리 빨라도 하루는 기다려야 하는 반면에, 전자책은 결제하고 바로 다운로드할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 급하게 읽어야 하는 책이라면 아무래도 전자책을 사게 되었다. 하지만 요즘 교보문고는 종이책도 결제하면 배송이 완료될 때까지 eBook도 볼 수 있게 열어놓아서 배송 속도면에서는 어느 쪽이든 상관없어 보이긴 한다.


문제는 모든 책이 전자책으로 나오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강유원의 <책과 세계>, 버트런드 러셀의 <인기 없는 에세이> 같은 책은 검색해도 나오질 않는다. 전자책으로 출간되는 기준이 무엇인지는 모르지만, 모든 책을 전자책으로 구입할 수 없는 이유가 여기 있다. 특히 예전에 나온 책들은 전자책으로 구할 수가 없다. 어쩔 수 없이 종이책을 사는 이유이기도 하다.


아직은 전자책과 종이책의 장점과 단점이 뚜렷해서 어떤 것을 선택할지 늘 고민한다. 집이 좁아서 요즘은 전자책을 많이 구입하고는 있지만 종이책을 만질 때의 그 느낌이 없다는 것이 아쉽다. 그래서 곁에 두고 오래 볼 책이라면 종이책을 구입한다. 아무래도 눈에 띄는 곳에 두기도 좋고 직접 페이지를 넘기며 읽는 편이 책 내용을 더 오래 기억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가격도 저렴하고 공간도 절약해주는 전자책을 마다할 이유도 없다. 그래서 당분간은 전자책과 종이책을 함께 구입할 것 같다. 전자책을 구입할 수 있으면 전자책을 구입하고, 종이책을 갖고 싶을 때는 종이책을 구입하는 식으로 말이다.


Photo by freestocks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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