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정군 Dec 18. 2020

재화로 보는 수도권 부동산 시장

기펜재와 열등재

재화로 보는 수도권 부동산 시장


수요 법칙을 벗어나는 재화


지난번에는 다양한 툴을 활용해 제가 주택 매수 포지션을 선택한 이유를 설명드렸는데요. 오늘은 그러한 툴 중에 재화의 특성을 통해 현재 부동산 시장의 상황을 설명하려고 합니다. 전공자가 아니더라도 수요와 공급의 법칙은 들어보셨을 겁니다. 


저희는 물건이 비싸건 덜 사고(수요 감소), 싸면 더 삽니다(수요 증가). 당연해 보이는 이 수요 법칙을 벗어난 재화도 있습니다. 오늘 소개해 드릴 재화는 기편재 그리고 열등재입니다. 이를 정확히 설명하기 위해서는 소득효과 및 대체효과를 이야기해야 하는데, 전공과목도 아니고 굳이 다루지는 않고 글에 녹여내 보려 합니다.(필력아 힘내!)


오늘은 재화의 특성을 통해 현재 부동산 시장을 어떻게 볼 수 있는지 설명해 보려 합니다.



기펜재


기펜재는 가격과 수요의 관계가 특이합니다. 가격이 내려가면 통상 수요는 증가합니다. 하지만 이 기펜재는 가격이 오를수록 수요가 늘어납니다. 반대로 가격이 내리면 수요도 줄어듭니다. 


흔히 생각하는 비쌀수록 잘 팔리는 사치품(베블런 재)은 아닙니다. 그런데 가격이 오를수록 잘 팔립니다. 쉽게 생각나지 않습니다.


교과서에 나오는 유명한 예시는 아일랜드의 감자입니다. 당시 먹을 수 있는 음식은 고기와 감자가 전부였습니다. 흉작으로 감자 가격이 오르자, 서민들은 다른 곳에 지출할 돈들을 아껴 오직 감자를 사는 데 사용했습니다. 먹고는 살아야죠. 오히려 수요가 늘어났습니다. 수요가 늘면 가격은 더 오를 수도 있겠네요. 기근으로 공급 부족 상태가 장기화될수록 이러한 악순환은 계속될 것입니다.


기근 속에 모든 음식이 귀해졌겠지만, 고기의 가격보다 감자의 가격 상승률이 컸습니다. 절대 가격은 고기가 비쌌겠지만요.   


2020.1월부터 2020. 11월까지 강남구의 아파트는 7.06% 올랐습니다. 수원의 아파트는 평균 14.5% 올랐습니다(월간 KB주택 가격동향).


공통점이 있다면 먹고사는 문제라는 겁니다. 수요자(구매자)가 꼭 필요로 해야 합니다. 울며 겨자 먹을 수 밖에는 상황이라는 것이죠.


같은 수준의 아파트라는 전제 아래, 서울보다 경기도 권은 상대적으로 열등재의 위치에 있습니다. 괜찮은 서울 아파트는 서민이 사기에는 힘들었습니다. 상대적으로 열등재 위치에 있는 경기권의 아파트의 수요가 넘어갈 수밖에 없습니다. 수요가 있으니 당연히 가격도 오르겠죠. 그런데 경기도 아파트의 가격이 조금 오르니, 경기도 아파트의 수요가 증가했습니다. 누가 기름이라도 부은 듯, 폭등하게 됩니다. 수용성(수원 용인 성남) 같은 용어가 기사화되기 시작했습니다. 기펜재의 가격이 상승하면 다른 곳에 쓰일 수요까지 모두 빨아들입니다. 영끌 대출까지 받아 샀는데 다른 곳에 돈 쓸 여유는 없어집니다. 돈은 돌아야 하는데 그런 측면에서 경제가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 뻔합니다.


먹고(식, 감자) 사는(집, 아파트) 문제 외에도 공통점이 있습니다. 공급 부족에 기인한 가격 상승이었습니다. 감자야 흉년이었습니다. 경기도 아파트는 내놓은 매물도 거둬들이는 분위기였습니다.  



열등재 및 베블런 재와의 구분


열등재는 기펜재 보다 상위의 개념입니다. 즉 열등재 중에서 수요 법칙에 예외 되는 특성이 있는 재화가 기펜재입니다. 수요 법칙에 예외(가격이 오르는데 사람들이 더 찾음)로 흔히 알고 있는 사치품(베블런 재)와의 차이가 이 겁니다. 사치품을 열등재가 아니지요.


예를 들자면 비싼 외제차와 국산 세단 정도로 보면 됩니다. 소득이 많아진다면 국산차의 수요가 줄어듭니다. 강남 쪽 가면 외제차가 많이 보이고 국산차는 상대적으로 덜 보입니다. 기펜재와는 다르게 그래도 가격이 오르면 수요는 줄어드는 정상적인 모습을 보여줍니다. 


기펜재 사례를 억지로 적용해보자면, 차가 꼭 필요한 사람에게 국산 경차가 있을 겁니다. 국산 경차는 상대적으로 열등재의 위치에 있지만 차가 꼭 사야만 하는 사람이라면, 경차의 가격이 올르면 다른 소비를 줄여서라도 경차를 사야 할 겁니다.






기펜재를 설명하면서 수용성 지역을 예로 들었는데 부동산이 기펜재라고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아일랜드 감자와 먹고사는 문제라는 점 그리고 공급 부족에서 기인한 가격 상승이라는 점이 유사하여 소개했습니다.  


8월에 첫 글을 썼는데 그때도 부동산 공급을 강조했습니다. 어제는 문재인 대통령도 직접 공급을 주문했다는 뉴스를 보았습니다. 긍정적으로 생각하며 앞으로도 당분간 공급에 힘을 주었으면 하며 오늘 글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내 집 마련, 입주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