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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oco Jun 27. 2019

2DAYS 바르셀로나 편

순미의 스페인 여행: 05화


3월 17일: 호안 미로 미술관, 카탈루냐 미술관, 바르셀로나 대성당, 비스베 구름다리





#chok


둘째 날 아침 몬주익 언덕으로 향하는 버스를 타기 위해 길을 걷다 창문에 비건 옵션이라고 적혀 있는 걸 보고 호기심에 들어간 곳이었다. 그리고 나는 이곳에 가기 위해 바르셀로나에 다시 방문하고픈 마음이 있을 정도로 스페인 여행 중 먹은 최고의 맛집 중 하나로 꼽을 수 있겠다. 참고로 스페인 바르셀로나에만 있기 때문에 바르셀로나를 방문하게 된다면 꼭 먹어보라고 추천하고 싶다. 정확한 명칭은 Chök The Chocolate Kitchen.

어제는 몬주익 분수쇼를 보기 위해 갔다면, 오늘을 호안 미로 미술관과 카탈루냐 미술관을 위해 몬주익 언덕을 다시 찾았다. "새미야, 우리 오늘은 걷지 말고 타고 가자." 엄마미 내심 어제 일정이 힘드셨나 보다. 는 생각과 동시에 나 또한 '왜 굳이 걸어갔지?'라고 생각했기에, 오늘은 버스를 타고 몬주익 언덕으로 이동했다. 호안 미로 미술관과 카탈루냐 미술관 전시는 확실히 다채롭고 재미가 있으셨는지 피카소 미술관, 바르셀로나 현대미술관보다는 좋아하셨던 것 같다. 게다가 주변에 공원을 끼고 있고 바르셀로나 시내를 내려다볼 수도 있기 때문에 바르셀로나에 가게 된다면, 이 두 곳은 꼭 추천하고 싶다. 특히 카탈루냐 미술관은 바르셀로나 미술관 중 꼭 가야 하는 한 곳으로 꼽겠다.



#츄레리아추로스


추로스가 원래 이렇게 맛있는 거였나? 어릴 때 놀이동산에 놀러 갔다가 추로스를 먹고 체한 경험이 있어 반신반의하는 마음에 조금만 주문했는데, 어찌나 감칠맛이 나던지, 게다가 엄마미가 이렇게 잘 드실 줄이야. 스페인은 지역마다 추로스의 맛과 형태가 다르다고 하는데 엄마미의 픽은 바르셀로나 추로스였다.


#피자


헝그리 정신으로 여행하던 20대 시절, '30대가 되면 카페에 앉아 우아하게 커피를 마시며 도시의 분위기를 즐기는 낭만 여행자가 되겠다.'라는 꿈은 다시 40대로 미뤄두고 지난달에 남미 여행에서 저세상 에너지까지 모두 끌어 쓰다. 무려 4kg이 쏙 빠져 왔는데, 엄마미와 여행하는 13박 동안 몸무게가 원상 복구되다 못해 남미 여행 전 보다 더 찌는 신비한 일을 경험하게 되었다. 우리 엄마미 위대한 건 알 고 있었지만, 이렇게까지 위대한 줄 몰랐다. 엄마미와 14년 가까이 떨어져 살았기 때문에 각자의 라이프스타일이 너무 달랐고 그중에서도 특히 식습관이 많이 달랐는데, 3끼를 꼬박꼬박 먹는 건 기본이고 입이 심심할 때마다 군것질을 해야 하는 엄마미와 다르게 '배가 안 고프니 그냥 대충 과일이나 빵으로 때울까?'가 가능했던 나는 둘째 날, 사소한  의사소통 문제를 겪게 되었다. "엄마, 우리 오늘은 카탈루냐에 갈 거야"

"카탈?" "까타르?" "뭐라꼬?"라고 하셨던 분이 아침에 스쳐 지나간 듯 말한 "엄마, 우리 오늘 저녁에는 피자 먹을래?"라는 말은 어떻게 정확하게 기억하고 계신지. 오늘 계획한 일정을 모두 마친 뒤 "우리 저녁에 과일 먹자!"라는 엄마미의 말에  슈퍼마켓에서 각종 과일을 샀는데, "근데, 우리 피자는 언제 먹어?"라는 게 아닌가? "응?! 저녁에 피자 말고 과일 먹자는 이야기 아니었어?" 아니, 피자도 먹고 과일도 먹자는 소리였다 나...

람블라 거리 한복판에서 "엄마를 굶기네!"라며 배고픔에 한껏 예민해진 엄마미가 어찌나 성질을 부리는지 미리 구글맵에 체크해놓은 피자집 중 가까운 곳으로 부랴부랴 데리고 가 달래 드렸다. 사실 그렇게 맛있다는 느낌은 없었는데 게 눈 감추듯 먹어 치우시고는 부족했는지 샐러드까지 직접 주문해서 드셨다. 그리고 숙소에 돌아와 슈퍼마켓에서 구매한 과일까지 먹어치우셨다. 누군가에게는 본식이지만 누군가에게는 애피타이저고 디저트라는 걸. 함께 여행할 때는 음식 궁합 또한 중요하다는 걸 새삼 깨닫게 되었다.





글, 사진, 그림: 딸 새미

Daily insta @coco._.sammy

Portfolio blog /illustrator_co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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