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정말 이상한 날이었어요.
분명히 날씨가 멀쩡했는데 식당에서 식사를 하고 나오니 갑자기 비가 왔어요. 그것도 소나기요. ‘어라? 분명 예상치 못했는데..’ 싶었던 생각도 잠시, 안 되겠다 싶어서 근처 편의점에서 급하게 우산을 구입했어요. 그런데 우산을 쓰고 가는데 비가 그쳐 가는 거 있지 뭐예요?
‘아 뭐야, 돈 아깝게..’
그리고서 버스를 탔어요. 버스를 타고 집에 가는데, 갑자기 천둥이 치더니 또다시 엄청나게 비가 쏟아지는 거예요. 정말 짜증 났지만 또다시 생각은 바뀌었죠.
‘휴.. 우산 사길 잘했다.’
그런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오늘처럼 비가 오는 날씨에 우산을 써서 나를 보호할 수 있듯이, 내 마음에도 비가 오면 우산을 씌워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요.
물론 갑자기 예상치 못한 비에 잔뜩 짜증이 났었지만, 그 덕분에 이런 생각을 그림으로 그릴 수 있게 되었어요. 마치 비가 쏟아지는 제 마음에 우산을 씌워준 것처럼요. 우울이라는 비를 그림이라는 우산이 저를 보호해주었네요.
다음에는 또 어떤 우산을 쓰게 될까요?
앞으로 마음에 비가 찾아오면 이렇게 생각할래요.
‘내 마음에도 우산을 씌워줄 거야’
‘이번엔 어떤 우산을 씌워줄까?’
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