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정욱 교수 Mar 14. 2023

이별의 연기, 식용유

조리흄(COF, Cooking Oil Fume)

엄마, 이제 요리하지 마세요.

'뭐라고? 폐암??'


갑자기 돌아가신 친구 어머니의 빈소에서 안타까움에 되물었다. 당신은 담배도 안 피우는 분이었다. 주말마다 해피해피데이를 외치는 마트에서 습관처럼 장바구니에 담았던 '가습기 세척제'가 폐를 망가트리는 '가습기 살균제'였던 사실을 몰랐었듯이 오늘 아침에도 주방에서 식구들 입에 넣는 음식을 조리하시는 엄마의 폐 가운데 암세포가 자라고 있는 것을 몰랐었다.


시간이 지나고 뒤늦게 알았지만 당시에는 아무도 몰랐었다. 다 알아서 잘 만들었겠거니, 대기업에서 파는 물건인데 그 정도의 위험성조차 테스트를 안 했을까? 엄마 폣속에는 암세포가 자라는데도 정말 그들은 아무것도 안 했다.


그리고 아무도 책임 지지 않는다.

폐암은 전 세계적으로 암 사망의 주요 원인이다. 흡연이 남성 폐암의 위험 1순위 인자였지만 비흡연 여성의 폐암 발생에 대한 병인학(etiology, 질병의 발병 원인과 작동 방식에 대해 연구하는 분야)적 요인이 무엇 때문인지 알기가 어려웠다.


비흡연 여성이 폐암에 걸리는 원인에 대해 여러 종류의 가설과 실험을 통해 발견한 원인은 바로 '식용유'였다.



비흡연 여성 폐암 원인은 식용유 열화에 의한 연기였다.



5개 대륙에서 남성 폐암 환자의 15%, 여성 폐암 환자의 53%의 발병 원인은 상식으로 알고 있던 '흡연'이 아니었다. 여러 역학 연구에 따르면 평생 비흡연자일 때 여성의 폐암 이환율(mobidity rate, 병에 걸린 사람의 비율)이 남성보다 훨씬 높았다. 최근에는 실내 초미세먼지, 주택의 특성, 가정內 간접흡연 노출, 실내 공기 오염, 식용유 연기 노출, 이전에 가지고 있는 호흡기 질환이 폐암의 원인인 것이 밝혀졌다.


같은 조건에 노출이 돼도 폐암에 걸리고 안 걸리고는 유전적으로 얼마나 민감한지에 따라 동일한 환경이라고 모두 다르다. 폐암을 포함하여 여러 유형의 질병으로 분화, 세포사멸, 증식, 진행되는 생물학적 과정에서 마이크로 RNA(μRNA, MicroRNA)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요리용 기름(식용유) 연기의 유해 화합물인 다환 방향족 탄화수소에 노출되면 산화로 인해 DNA가 손상된다. 



식용유 연기에 노출되면 산화 스트레스(활성산소 농도가 증가하여 정상세포를 손상)와 소포체(endoplasmic reticulum, ER, 단백질 및 지질의 합성, 칼슘의 저장, 신호 전달 등을 담당하는 중요 세포소 기관)의 스트레스를 증가시키고, 결과적으로 식용유 연기는 인간 세포에서 세포 독성과 세포자살을 유도했다.

※산화 스트레스는 만성피로, 고지혈증, 동맥경화증, 심장질환, 말초혈관질환, 알레르기성 피부염, 암, 노화 및 신장질환을 일으키는 원인이 되고, 또 기존에 있던 질병을 악화시킨다.


식용유 연기는 세포 자살을 유도한다.


여러 연구에서 복귀 돌연변이 시험인 에임즈 시험(Bacterial Reverse Mutation Test, Ames Test) 법과 SOS 크로모테스트(chromotest)를 사용하여 가열된 식용유의 연기에 의해 돌연변이 유발 물질과 발암 물질이 방출된다사실도 입증되었다.  또한, 인간 폐 선암종 세포에 대한 생물학 실험에서는 DNA 손상과 세포 산화 손상을 유발하는 요리용 기름 연기에 의해 다양한 돌연변이 유발 화합물이 생성된다.


임상 역학 조사에서도 식용유 연기에 노출되면 폐암 위험이 증가할 수 있음이 밝혀졌다. 식용유 연기(유증기) 노출은 특히 연기 추출기나 환기 장치가 없는 환경에서 폐암 위험과 직접적인 인과 관계가 있다. 옛날에 사용하는 곤로(석유난로)에서 나오는 유증기나 주유소에서 기름을 넣을 때 나는 알싸한 기름냄새(유증기)도 마찬가지로 폐암 위험인자다.


치킨집, 중국집 조리 종사자는 폐암 위험이 있다.


Getty image bank




오늘도 수많은 자영업자, 소상공인들은 생계를 위해 주방에서 치킨, 돈가스, 생선가스, 깐풍기, 탕수육 등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음식들을 튀기고 있다. 병인학적 관점에서 볼 때는 폐암 발병률이 상당히 높지만 당장 그분들의 생업을 중지시킬 수도 없는 노릇이다. 한국에서는 아직 조사한 기관도 조사할 계획도 없겠지만 튀김 요리를 주로 조리하는 중식 식당이나  급식 조리자는 폐암에 상시 노출되는 위험이 있으니 환기 시설을 재정비하고 주기적으로 건강 검진을 받길 강력하게 말씀드린다.


급식 종사자들의 폐암 관련 인터뷰 기사에서 이런 내용이 있었다.

“우리는 세계 최고 수준의 무상급식이라는 수혜를 누리고 있지만, 이는 급식을 만들다 구부러진 학교 급식 노동자의 손가락과 화상으로 얼룩진 피부, 폐 속에 자라난 암세포로 이루어진 것”


급식 노동자만 해당되는 일이 아니다. 우리 엄마를 포함한 주방에 서있는 모든 엄마들의 문제고, 우리 아빠를 포함 튀김을 만들어 파는 많은 작은 가게 사장님들의 건강에 지금 빨간 신호가 켜졌다.

http://kk1234ang.egloos.com/




식용유 연기로부터 건강을 지킬 수 있는 방법 5가지를 말씀드린다.


1. 반드시 환기를 시켜야 한다(환기시설을 가동하도록 하자.).

2. 발연점(High smoking point)이 높은 기름을 사용한다(예:아보카도 오일).

3. 기름을 천천히 가열해야 한다.

4. 요리 용량에 맞는 기름을 사용해야 한다.

5. 팬에 과도하게 가해지는 열을 조심한다.


더 원천적인 방법은 맛있는 튀김류를 멀리하는 것이다.

음식을 찌거나 굽는 방식으로 최대한 식용유를 쓰지 않는 방식으로 조리해야 한다.


우리들의 엄마가 아프길 원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해물찜, 꽃게찜, 코다리, 고등어김치, 어묵탕, 계란찜, 묵은지김치찜, 조개탕,......

식용유에 튀긴 안주가 아니어도 맛있는 것들이 정말 많다.

여기에 수제로 빚은 막걸리 하나 놓고 잔을 들어보자.


'우리 엄마, 건강을 위하여~'


- 안산술공방 이정욱 작가

- 공방 주소: http://kwine911.modoo.at

reference image source: safeminds.org / ourpaleolife.com / ilcn.org / ncbi.nlm.nih.gov / healthline.com /



작가의 이전글 자살하는 의사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