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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석자리를 찾는 이유

자리 선택의 심리학

by 이정욱 교수

카페에 들어갔을 때 어떤 자리를 선택하나요?


자리 선택은 간단하지만 심리적으로 고려되는 사항들이 은근히 많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카페 안에서 다른 사람들과 가장 멀리 떨어진 좌석을 선택한다.

공개된 장소라 할지라도 사람들은 사적이고 개인적인 공간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2023-05-06_16-50-47.jpg 출처: 유니유니 일러스트레이터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커피숍과 같은

공공장소에서 좌석을 선택할 때 심리적 기준은 3가지다.


첫째, 낯선 사람과의 눈 맞춤이 적고

둘째, 타인과 얼굴을 마주 보지 않으며,

셋째, 서로의 말소리가 들리지 않아 개인적 사생활이 최대한 보장되는 좌석을 선택한다.


그래서, 맞은편에 앉는 것보다는 옆으로 앉는 좌석을 선호하고,

사방이 공개된 자리보다는 구석이나 사람들이 시선이 쉽게 닿지 않는

벽에 기댈 수 있는 자리, 기둥 옆자리, 창가와 연결된 구석진 자리를 선호하고

타인들의 이동 동선(주문 카운터, 주방 입구 등)으로부터 떨어진 좌석을 선호한다.


art_1440101747.jpg 출처: m.ekn.kr


좌석 선택의 심리학은 회사에서도 똑같다.

출입구로부터 떨어진 곳,

타인이 내 PC 모니터를 볼 수 없는 곳,

다른 사람의 눈길이 닿지 않는 곳,

이런 곳을 좋아한다.

모든 조건이 좋은 창가를 등지고 출입구를 볼 수 있는 자리는 부장님의 자리다.


문을 등지고 앉도록 책상이 배치되면

등 뒤쪽이 싸늘하고 허전하다.

게다가 손님이나 상사가 들어오는 것도 볼 수가 없다.

업무의 효율성도 떨어지고 심하면

말도 못 하고 끙끙 앓다가 퇴사까지 고민하는 경우도 실제 있다.

만약, 선택한 자리가 마음에 들지 않다면?


불안하고 초조하다.


일반적인 좌석 선호에 대한 심리적 규칙에 신경을 쓰지 않는 사람들도 있다.


특히, 그 장소에서 신나고 즐겁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기를

기대하고 들어오는 사람들은 프라이버시보다는 일행들과 좀 더

친밀하고 가깝게 앉을 수 있는 좌석을 선택한다.


동창 친구들 여러 명과 즐거운 이야기를 나누고자 들어온

여성들은 일부러 구석자리를 찾지 않는다.


수다_본문.jpg 출처: korea.kr

카페에 혼자온 사람들 중 대부분은 프라이버시가 보장되는 구석진 곳을 좋아하지만

스스로 남의 눈길에 신경 쓰는 성향의 사람들은

사방이 공개된 자리에 앉은 자신의 모습이 당당함과 자신감 있는 모습을 보여준다고

생각해서 일부러 선택하는 경우도 있다.


삼겹살집 가게 가운데 혼자 자리를 잡고 한 잔 하면서

어깨를 펴고 여기저기 다른 자리 사람들을 쳐다보는 그런 분들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제 혼자서 식사를 하거나 카페에 가는 것을

이상한 눈으로 보는 시대는 지난 지 오래됐다.


남들이 어떻게 생각할까 신경 쓰지 말고

남들한테 어쭙잖게 충고하거나 지적질하지 말고

남의 눈치를 볼까 말까 고민하지 말고 자신의 인생에 집중하자.


그러기엔 인생 너무 짧다.




- 안산술공방 이정욱 의학전문작가

- 공방 주소: http://kwine911.modoo.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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