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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정욱 교수 Dec 23. 2023

조울증과 신용카드

Bipolar disorder and Credit Cards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기분 전환으로 쇼핑을 한다.



전에는 '조울증'이라 했지만 '양극성 장애'로 용어가 바뀌었다.

'양극성 장애'는 기분이 천국과 지옥을 오가는 극단적인 상태를 나타낸다.

양극성 장애는 과도하게 기분이 좋아지고 흥분이 지속되는 1형과

약간의 조증 증세와 우울증이 교대로 나타나는 2형이 있다.


충동적으로 여행을 떠나고 싶었던 A 씨는 장기체류비자를 신청하고, 비행티켓을 끊고,

여행지역의 어학원에 등록했다. 특별한 이유는 없었다. 이 과정에서 수 천만 원의

비용을 신용카드로 지출했고 결국 카드대금을 결제하지 못해 연체를 시작하며 신용점수가

하락하며 채무 상환에 시달리고 있다. A 씨는 자신이 왜 충동적으로 그런 행동을 했는지 알지 못했지만 

병원에서 상담과 진료를 통해 양극성장애로 인한 결과였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극단적 조증 증세가 우리의 뇌를 지배하는 상태에서는 정상적인 판단 능력이 사라진다.


사람마다 다르지만 낮은 자존감으로 인해 조울증이 생기고 불안이 동반하는데 자신의 소비 수준을 넘어서는 지출이 낮은 자존감을 회복하게 해주는 느낌을 받고 이 느낌을 반복해서 즐기게 된다.

이 상태가 법적인 용어 심신 미약의 상태다. 

심신 미약 상태에서는 도박, 유흥, 필요 없는 사치품과 명품 구입을 자신이 가진 모든 지불 결제수단을 

통해 쓰게 된다. 곧 다가올 상환에 대한 걱정도 죄책감도 어떠한 책임감도 들지 않을 정도로 기분이 좋은 

경험을 느낀다.


조울증을 가진 사람은 자신의 능력을 과신하고 행동으로 인한 결과를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이 없다.

조울증 환자의 과소비로 인한 문제는 도박문제처럼 본인뿐 아니라 가족들도 고통을 함께 겪게 된다.

조증은 한 번 발생하면 스스로 억제하기가 어렵다.


조증으로 인한 과소비 문제를 겪은 가족들은 환자가 사용할 수 있는 모든 결제수단(신용카드, 통장, OO페이,..)을 압수하거나 결제에 사용하지 못하도록 막으며 사전 조치로 신용카드의 한도를 최소로 낮게 설정하고 현금 이외에는 사용하지 못하도록 한다. 


반대로 현재 불필요한 쇼핑을 해야만 기분이 좋아진다면 양극성 장애를 의심해 볼 수 있다.

과도한 지출은 분명한 양극성 장애의 아주 일반적인 증상이다.


'조울증'으로 인한 '과도한 소비'로 인한 채무는 법적으로 면제가 될까? 


알다시피 카드사는 그렇게 너그럽지 않다. 

외국의 경우에는 개인이 정신적 문제가 있는 경우에 진단서를 비롯해 여러 복잡한 절차를 통해 일부 

부채를 탕감해 주지만 한국에서는 어떤 채권기관도 '조울증'으로 인한 과다지출 채무에 대한 탕감이나 

조정은 절대 해주지 않는다.






최근 20~30대의 젊은 층들의 채무가 증가하고 있다.

이들의 채무는 대부분 소비성 채무다. 

젊은 이들은 빚을 내서 먹고 마시고 명품(또는 자동차)을 사는 형태다.

그들을 비난하고 싶지 않다.

우리가 그랬듯이 돈은 없지만 먹고 싶고, 사고 싶고, 가보고 싶고, 경험해보고 싶은,

호기심이 한참 많은 나이의 그들에게 충분히 그렇게 뒷받침 못해주는 미안한 마음이 먼저 든다.

하지만, 분명하게 말해줄 수 있다.


출처: 기업은행


통장은 평생 동안 플러스(+)이어야 한다.





- 안산술공방 이정욱 의학전문작가

http://kwine911.modoo.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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