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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정욱 교수 Jun 16. 2024

타불라 라사, 백지상태

Tabula Rasa


우주라는 광활한 공간 속에서 인간은 tabula rasa(백지 상태)로 세상에 태어난다. 

경험의 붓질을 기다리는 순수한 캔버스처럼.

우리는 오픈 마인드와 색안경 쓰지 않은 무결함으로 삶을 시작한다.
'세상에 존재하는 객체'들이 발산하는 무수한 색들을 흡수할 준비가 되어 있는
빛의 스폰지 상태로...

아이들이 가진 잠재력과 무한한 가능성처럼.
백지의 아름다움은 변화할 수 있는 미래에 있다.


엄마 뱃속에서 태어날 때 우리들은 경험, 지식, 사랑, 꿈의 씨앗이 뿌려지는 순수의 땅이다.
우리는 우리를 안아주는 손, 우리를 이끄는 말, 그리고 우리를 만드는 수많은 경험들에 의해
다듬어지고 형성된다.

세상을 살아가며 만나는 새로운 사람들, 사랑하는 연인과의 아름다운 속삭임,
순간순간 머릿속에 입력되는 놀라운 장면들이 쌓여 

우리 영혼에 고유하고 독특한 스토리를 새기게 된다.




하지만 인생은 아름답지만은 않다.
혹독하고 가혹하고 냉정한 현실을 마주하게 되고,
기쁨과 슬픔이 얽혀있는 광기 어린 춤사위 속에서 가슴속의 진정한 자아를 발견하게 된다.
우리가 겪는 고난, 우리가 주고받는 사랑, 그리고 우리가 얻는 지식과 지혜는
허투루 버려지는 것이 없다.
모두가 다 고스란히 우리 인생의 과정과 결과물을 만들어낸다.


백지상태는 변화를 함께 이야기한다.
우리는 언제든지 우리의 이야기를 다시 쓸 수 있다. 
과거에 얽매일 필요가 없다.
우리는 매일 반복해서 배우고 성장하며 스스로를 다듬어간다.
똑같은 하루처럼 느낄 수 있겠지만 매일 마주치는 아침은 새롭게 시작할 기회다.


백지상태는 인간만이 가진 정신력이다. 
tabula rasa를 통해 우리는 다가오는 모든 것을 받아들일 수 있는 용기와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에너지를 배우게 된다.

우리 모두는 백지로 태어났지만...
죽을 때 비로소 근사한 작품을 만든다.




내일 아침에도 붓을 드는 그대를 위해 건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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