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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정욱 교수 Dec 15. 2022

빵 만드는 법 = 와인 만드는 법

2억 개의 효모 세포

막 구운 빵 냄새는 바쁜 걸음을 멈추게 만드는 마력이 있다.


안산술공방으로 '제빵 이스트로 와인을 만들 수 있는지?' 질문이 심심치 않게 들어온다.


빵을 만들 때 사용하는 빵 전용 효모를 이스트(yeast)라고 한다.

이스트를 빵 반죽에 넣고 수시간 동안 실온에 두면 밀가루 반죽이 팽창한다.

이 과정을 조금 더 과학적으로 살펴보자.


이스트는 밀가루 반죽 안의 달달한 '당'을 알코올이산화탄소로 만든다.

이때 만들어진 이산화탄소는 빵 반죽에 포함된 아주 작은 공기구멍(기공)으로

들어가 기공을 팽창시키고 빵 반죽을 더 찰지게 만들어 밀가루의 신 맛(산도)을 낮춘다.


이산화탄소와 같이 생성된 알코올은 오븐에서 빵이 구워지는 동안 50%의 알코올은

뜨거운 오븐 안으로 사라지고 남은 50%의 알코올은 발효된 유산균과 함께 독특한 향기가 있는

알데히드로 산화된다.


이렇게 화학적인 작용을 통해 잊지 못할 식감의 맛있는 빵이 만들어진다.



와인을 만들 때도 효모를 사용한다.

하지만
제빵용 이스트는 사용하지 않는다.


수세기 동안 야생 동물(늑대, 멧돼지, 오록스(야생 소) 등)은 인간이 원하는 목적에 맞게 사육되어 왔다.

살아있는 생명체인 효모도 같은 개념으로 사육되고 변화됐다.


어떤 효모는 맛있는 빵에 맞도록 사육되었고,

어떤 효모는 맛있는 알코올을 만드는 용도로,

어떤 효모는 특정한 약품의 생산에 맞도록 변화했다.


적절한 효모를 찾아내는 과정은 결코 쉽지 않다(지금도 효모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전문가들은

수없이 Try and Error를 반복해서 실험을 하고 데이터를 분석하는 과정을 진행하고 있다.).

제빵용 이스트

와인용 효모는 베이킹 이스트보다 더 높은 고농도의 알코올을 얻기 위해 사용된다.

베이킹 이스트는 빵 반죽 안의 영양분의 밸런스를 맞추는데 최적화되어 있는 반면에

와인용 효모는 과일의 포도당과 과당을 빠르게 분해하고 알코올 내성에 잘 견디도록 최적화되어 있다.

베이킹 이스트는 뭉치거나 '응집'되지 않지만 와인 효모는 발효가 늦어지면 서로 뭉치는 '응집' 반응이 일어난다. 응집 반응은 맥주 효모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난다.


응집(flocculation)
※ 응집: 용액 중 콜로이드 입자가 집합해서 보다 큰 입자가 되어 침전되는 현상.


와인 효모는 베이킹 이스트보다 아황산염에 잘 견딘다.


와인은 '포도 원액'과 산화방지제 '아황산염'을 포함하는데 소독 기능이 있는 아황산염에 와인 효모는

적응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하지만 베이킹 이스트는 아주 극소량의 아황산염만으로도 모두 죽을 수 있다.

와인 효모
베이킹 이스트를 와인 발효에
사용하면 죽게 될 가능성이 높다.


베이킹 이스트는 식품 등급으로 관리되지만 와인 효모는 멸균 상태에서 포장된다.

그래서 와인 효모는 한 번 뜯은 후에 빠른 시간에 다시 사용하지 않으면 모두 상하게 된다.




결론적으로 베이킹 이스트로 와인을 너무 만들어보고 싶다면 만들 수는 있지만

와인 특유의 깊은 맛과 풍미 그리고 알코올 도수를 포기해야 한다.


빵효모로 와인을 만들 수 있다? 없다? 정답은 O. 만들 수 있다.
하지만, 와인 맛이 저품질이다.



크리스마스트리 옆에는 와인이 있어야 예쁘게 잘 어울린다는 생각은 바꾸기가 어렵다.

오래전부터 만들었던

크랜베리 와인

스파클링 사과와인

로제 와인

블랙베리 와인

포도와인포인세티아 옆에 있으니 참 보기 좋고 예쁘니 더욱 더 그렇다.



- 안산술공방 이정욱 작가

- 공방 주소: http://kwine911.modoo.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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