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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정욱 교수 Dec 11. 2022

캔 와인 vs. 유리병 와인

비싼 유리 병값이 만든 변화의 움직임

비싼 와인 가격에는 해외에서 무거운 유리병을 운반하는 운송료(Shipping charge)와

취급료(handling charge)가 포함되어 있다.

세계 각지로 흩어진 와인 유리병들은 제 아무리 뛰어난 품질의 와인을 담았던들

마지막은 수십 원, 어쩌면 그 가격도 안 되는 한낱 유리 쓰레기가 된다.

게다가 최근 유리병 가격은 원자재 가격 폭등으로 2배 이상 가격이 올랐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이 '캔와인'이다.


https://www.thelushlife.xyz

와인은 갈색이나 초록색 유리병에 담겨 라벨과 코르킹을 하고 라벨을 붙여

고급스러움을 가득 머금은 이미지를 오랫동안 가지고 있었다.

재활용될 수 있는 알루미늄 캔으로 포장을 바꾼다는 건 쉽지 않겠지만

필연적으로 캔와인은 가야만 될 선택지 중 하나로 보인다.

아직까지 캔의 주원료인 알루미늄은 사용 후에 70% 이상의 재활용률과

유리병과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의 가벼운 무게로 

탄소 배출량, 탄소배출권 쿼터 제한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기 때문이다.

게티이미지뱅크

하지만, 문제는 소비자의 인식이다.


4~5천 원대의 캔맥주에 익숙한 소비자들에게 캔와인이라고 해서 병와인처럼 특별한 가격을

요구하기가 어려울 수 있다(이 부분이 와이너리들에게 가장 큰 부담이다는게 내 의견이다.).


그래서, 전 세계의 초대형 와이너리 생산회사들은

'친환경 제품',

'탄소 배출량',

'기업의 사회적 책임',

'브랜드 철학'

캔와인에 입혀 마케팅을 시도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친환경, 자연주의, 생태에 익숙한 MZ세대에게 캠핑형 와인으로 접근하는

캔와인은 기존의 유리병보다 선호도가 더 높아지고 브랜드 선호도와 충성도가 더 높아지는

결과가 작지만 나타나고 있다.


긍정적 요소만 있는 것은 아니다.


로보뱅크(Rabobank)의 분석가인 Stephen Rannekleiv(래니클리브)는

캔와인에 대해 '너무 많은 문제가 있다'라고 말한다.


래니클리브가 말한 너무 많은 문제는 두 가지로.

1) 업계 전체적으로 기존 브랜드를 캔으로 옮기는 것을 꺼려한다는 것.

2) 소비자들은 캐주얼화된 패키지의 프리미엄 와인을 보고 싶어 하지 않는다는 것.



2020년 미국에서 캔와인 판매는 전년 대비 68% 증가한 약 2억 달러였고,

2020년 기준 전체 미국 시장의 가치는 700억 달러였다.

지난 3년 동안 미국의 경우 캔와인에 대한 인식 수준은  증가했지만 그 인식은 여전히 상대적으로 낮다.

와인 구입자들 중 8%만이 지난 6개월 동안 캔와인을 구입했다고 한 결과를 볼 때 결과가 좋지만은 않다.




작은 나라,

작은 도시 안산술공방 술연구가 입장에서 캔와인에 대한 생각은 아래와 같다.


1) 캔와인은 '낮은 품질'일 수 있다는 소비자의 선입견이 있을 수 있다.

2) 캔와인은 커피, 청량음료와 같은 급으로 억울한 취급을 당할 수 있다.

3) 캔와인이 소비자의 빠른 구매로 재고 전환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보존제(무수아황산염)와
    알루미늄의 오랜 결합으로 인해 와인이 상할 수 있다는 문제도 있을 수 있다.

4) 유통 채널은 캔와인이 편하지만 와이너리는 병와인이 편하다(입장 차이가 크다.).

5) 캔와인이 탄소배출 절감에 효과적이라고 할 수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소비자들이 병와인 소비에 죄책감을 느끼진 않는다.


내 결론은 '익숙함을 바꾸는 건 무척 어려운 일이다.'라는 것이다.

쉽지 않지만 그래도 누군가는 그 길을 가야 새로운 길은 열린다.

하루가 모여 일주일이 되고 일주일이 모여 한 달이 되고

한 달이 모여 일 년이 된다.


- 안산술공방 이정욱 작가

- 공방 주소: http://kwine911.modoo.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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