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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민 Nov 29. 2020

잠자기 전엔 타로카드를.

생각의 고리를 끊는 방법


그래도 지난달보다는 잠드는 시간이 앞당겨졌다. 밤 12시가 되면 하품이 나고 30분 후 불 끄고 누워서 1시간 뒤척이다 1시 반쯤에는 잠에 드는 것 같다. 그래도 잠들기까지의 과정이 쉽진 않다. 밤만 되면 새벽 감성이 심해져 지나간 일들에 대한 후회나 미래에 대한 걱정이 폭풍처럼 몰려온다. 미쳐버릴 것 같다. 그럴 때면 혼자 주문 아닌 주문을 건다. "내일 되면 아무것도 아닐 생각이야. 지금만 이러는 거야"라며 살짝 미친 사람처럼 중얼중얼 반복해 말한다.






지난여름 친구들과 타로카드를 보려고 2시간을 기다린 적이 있다. 용하다고(?)해서 봤는데, 지금 돌이켜보면 그때 나왔던 결과대로 된 건 하나도 없다 하하. 그럼에도 불구하고 타로카드는 어디 가서 돈 내고 보는 거라고만 생각했다. 그런데 저번에 친구 집에 놀러 갔다가 친구가 타로카드를 봐준다길래 조금 놀랐다. 그리고 풀이를 해주는 내내 "딱 맞아! 내 맘이야!"라며 신기해했던 기억이 있다. 어디서 배운 거냐고 물었더니 걍 취미 삼아 책 보며 공부한 거라고 했다. '나도 사봐야지' 생각만 하다가 문득 떠올라 인터넷으로 카드와 리딩북을 주문했다.





안달하느니 아무것도 안 하는 편이 좋은 결과를 가져온다.

자신의 사고방식을 객관적으로 파악하라. 사탕발림에 넘어가지 말라


 남자친구한테 헤어지자고 했지만 칼같이 끊어지지 않아 물에 물 탄 듯 술에 술 탄 듯 지내다가 진짜 그만하기로 한지 한 달이 다되어 간다. 계속해서 생각해왔던 이별이고 헤어질 이유를 대라면 리스트업도 할 수 있는데 마음은 왜 계속 힘든지 모르겠다. 이상하게도 이런 감정은 낮에는 저~ 멀리 외출 했다가 밤만 되면 나한테 돌아오는 건지.. 자려고 눕기만 하면 요상한 감정들이 몰려와서 날 괴롭힌다. 그러던 어느 날 저녁에 타로카드를 펼쳐봤다. '구남친에게 연락해볼까?'라는 스스로의 질문에 위의 말을 해주는 카드가 나왔다. 근데 신기하게도 'OK! 그러지 뭐'라며 맘이 좀 편해졌고 잠들기까지도 어렵지 않았다.



타인에게 의존하지 말고 스스로 생각해서 행동하라.

선두에 서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라. 누구보다도 한 발 앞서가라


나는 스스로 주체적인 사람이라 믿고 살았다. 하지만 요즘 드는 생각은, 난 능력이 뛰어나지도 않고 남들만큼 많이 노력하지도 않고 외모나 성격이 좋지도 않은 그냥 어중간한 사람인데.. 항상 누군가의 도움을 받았고 나쁘지 않은 운으로 현재까지 버텨온 것 같다. 그리고 지금, 완전히 혼자가 된 기분이다. 힘들 때 돕고 의지하던 직장동료도 없고, 미래를 함께 그려나갈 애인도 없고, 월세 같이 내는 동생도 곧 독립할지도 모른다. 심지어 먹고 살 밥벌이 수단도 없다. 이렇게 적고 보니 나는 정말.. 매순간 '어떤 사람'에게 의지해서 살아온 존재일 뿐이었다. 10년 넘게 부모님과 떨어져 사는 아주 독립적이고 주체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을 수도 있겠다. 서른 중반, 이제야 진짜 홀로서기를 시작하는 건가 싶다.



자신의 무력함을 인정하면 마음이 편안해진다.


출근은 하지 않지만 침대에 누워있는 건 용납이 안돼서 새로운 것을 배우고, 등산을 하고, 하루에 한 번은 무조건 공원을 걷고, 기타 레슨비 아깝지 않게 매일 20분은 기타 연습을 하고,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전에는 사람들도 자주 만났다. 나처럼 백수 생활 중인 친한 선배 A는 "넌 좀 쉬어"라고 말한다. 그동안 그게 잘 안됐는데.. 어젯밤 뽑은 카드에서 이런 말이 나왔다.. 아.. 이제 그냥 현실을 받아들여볼까. 싶었다. 나가기 싫으면 안 나가고. 귀찮으면 좀 쉬고. 일이 없으면 없는 대로. 가만히 있어봐야겠다. 나에게 뭐라고 하는 사람은 나뿐이었는데... 그걸 몰랐다..



우리는 매일 같이 다양한 고민을 하며 살아간다. 그중에는 아무리 고민해도 좀처럼 답이 나오지 않는 문제도 있다. 그럴 때, 힌트를 주거나 뻣뻣해진 사고를 풀어주는 것이 바로 타로라는 도구다.

'어째서 기뻤는가?', '왜 불길한 예감이 들었는가?' 스스로 되물었을 때, 떠오른 생각이 바로 질문에 대한 답이다. 자신의 잠재의식 속에 이미 질문에 대한 답의 힌트가 있다. 타로는 그것을 끄집어내 주는 역할을 할 뿐이다.

_ 책 '가장 친절한 타로' 중


책의 저자는 말한다. 타로카드는 마법의 도구가 아니며 해석에 정답이 있는 것도 아니라고. 위의 글에서처럼 답 없는 나의 고민에 대한 사고 전환을 돕는 도구일 뿐.


몸이 자유롭지 못하니 감정까지 묶여버린 것 같은 요즘. 내 생각에 매몰되어 다른 시각에서 상황을 보지 못하고 계속 부정적인 결과로만 귀결되는 것 같다. 말로는 행복하다 괜찮다 말하지만 속은 전혀 아니었나 보다. 그래서 하루 한번씩 머리를 정리하고 잡생각의 고리를 끊는 도구로 타로카드를 활용하려 한다.


( 좋은 방법 발견한 나자신 칭찬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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