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J 아빠 to B 아빠] 첫 번째 편지

혼란과 기쁨의 생활의 첫걸음을 시작한 ‘B아빠’에게.

by thankyouseo

B아빠야 안녕. 지금 많이 혼란스럽고 어려울 거야.


그래도 시간이 지나면 적응을 잘할 수 있을 거라고 믿어!! 사실 나도 아직은 적응이 안되지만… 회사 일은 진행 정도라는 것이 있고, 프로젝트나 실적이 좋았을 때, 끝났다는 느낌과 후련하다는 생각이 들지만, 육아는 끝이 보이지 않으니, 보람을 느끼지 못할 수도 있어. 근데 돌이켜 생각해보면 조금씩 나와 J의 관계가 가까워지고 있다는 것을 느꼈어. 기쁨, 슬픔, 호기심 등이 생겼을 때, J가 처음 찾던 사람이 ‘엄마’에서 ‘아빠’로 옮겨졌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 끝이 보이지 않는 육아의 보상점 같은 느낌이었어. 때론 그게 너무 힘들기도 하지만…


나도 아직은 J에게 많이 부족한 아빠라서, 너에게 조언을 한다는 것이 조심스럽지만 내가 지난 1년을 좀 넘게 보내면서 생긴 약간의 생존 비법을 적어볼게.


첫 번째, B에게 ‘엄마’와 ‘아빠’이 바뀌는 것을 인지시켜 주어야 해. 함께 있는 시간이 갑자기 ‘엄마’에서 ‘아빠’로 바뀌면 많은 혼란이 오는 것 같아.


주변에 육아휴직을 ‘엄마’와 ‘아빠’가 인수기간 없이 바꾼 사람이 있는데, 그 사람과 내가 공통적으로 생각한 게 ‘아이’에게 적응할 시간을 주지 못했다는 것 같아. 한 달 전부터 ‘아이’에게 마음의 준비를 할 수 있도록 이제는 ‘아빠’와 함께 보낸다는 인식을 주어야 한다는 거야. 갑작스러운 환경 변화는 아이에게 불안감을 줄 수 있고, 그 불안감이 결국 ‘아이’가 처음으로 주역할을 맡은 ‘아빠’에게는 당황과 짜증으로 이어지고, ‘아이’는 더욱 불안해지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어.


혹시 사전 준비가 되지 않았다면, ‘엄마’가 있는 곳으로 정기적인 시간을 두고 가는 것도 좋을 것 같아. 차츰 안 만나도록 하면서, 아이의 적응을 도와주어야 해.


두 번째, 꼭 무언가를 하지 않아도 된다.


처음 아이와 있으면 어색하고, 불안해서 꼭 뭔가를 해야 할 것 같아. 마치 소개팅을 했을 때, 말없이 가만히 있으면 어색했던 것처럼… 하지만 아이는 친한 친구를 만난 것처럼 대하면 될 것 같아. 때로는 ‘B아빠’가 주도하고 때로는 ‘B’가 하자는 대로 놀이를 찾아서 하면 될 것 같아. 사실 아이들은 함께 무엇인가를 한다는 것이 중요한 거지, 꼭 뭔가를 ‘부모’가 가져오라는 것은 아닌 것 같아. 때로는 같이 책도 보고, 같이 요리도 하고, 좀 그럴 수도 있지만 같이 TV를 보는 것도 좋은 것 같아. 중요한 것은 함께 무엇인가를 하면서 생각을 공유하는 ‘대화’인 것이지, 행위는 아닌 것 같아. 항상 ‘부모’가 뭔가를 해주는 것을 고민한다면 결국 ‘부모’가 지칠 수도 있어. 예전의 내가 항상 주도하면서 놀이를 하려고 하다가 생각대로 안 되는 것도 있고, 계획 세우는 것에 스트레스를 받다가 지쳐서 ‘태업’을 한 적도 있어. 그러니 같이 하는 것에 만족하고 부담 가지지 마!


셋째, 남의 도움은 무조건, 기회가 된다면 받도록 해!


나는 어린이 집을 보내지 않는 주말 중, 토요일에 혼자서 ‘J’를 돌보고 있어. 그러다 보니 항상 ‘혼자서 아이랑 뭐하지’라는 스트레스를 계속 받았어. 겨울에 밖에서 놀기도 힘들고, 키즈카페도 ‘너무 자주 가는 것이 아닌가?’라는 미안함도 들더라고. 그래서 지역 커뮤니티에 나의 고민을 털어놓았어. 친구들은 아이와 함께 만나는 것에 부담을 느끼고, 커뮤니티는 너무 ‘엄마’들에 모임이 되는 것 같다고, 주말에 뭐했으면 좋을지 물어봤어. 다양한 답이 있었어. 가장 많은 것은 문화센터! 그리고 체험학습 등의 조언을 해주신 분들이 너무 고마웠어!!


‘B아빠’도 어려운 것이 있으면 주변에 푸념도 하고, 도움도 요청하면서 혼자 끙끙 앓지 마!! 구체적인 것을 얘기해줘야 하는데, 너무 추상적인 것만 얘기해주었네. 나머지 것들은 다시 시간 날 때마다 적어서 보내줄게!!


나도 ‘B아빠’에게 궁금한 것이 있는데, 육아휴직하니깐 어때?


사실 나도 ‘J’가 초등학교에 갈 때, 써야 하나 고민하고 있거든. ‘B’와 생활은 괜찮아? 새로운 환경에 적응은 잘하고 있고? ’J’는 좀 어때? ‘B아빠’와 즐거운 것 같아?


서로 이제 바쁜 거 끝나면 소주 한잔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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