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 [J 아빠 to B 아빠] 여섯 번째 편지

나를 위한 것인지? J를 위한 것인지?

by thankyouseo

B아빠야, 너무 오랜만이지? 자주 편지해야 하는 건데 미안하다. 최근에 출장도 잦고, 날도 더워지다 보니 몸이 좀 게을러진 거 같아. 평소에는 출근 2시간 전에 일어나서 이것저것 했는데, 이제는 딱 출근 1시간 전에 일어나다 보니, 준비하고 저녁에 어지른 거 치우고 J 등원 준비하다 보니 이렇게 되었네. 몸 관리도 좀 더 하고, 흐트러진 정신을 다시 잡아야겠다!


B아빠가 자기 전 치르는 의식(?)을 나도 J에게 적용해 봤어.


J 최애 캐릭터인 ‘방귀대장 뿡뿡이’를 30분 정도 보고, 씻고 자동차 놀이 조금 하고, 취침등 켜고 책 2~3권을 보고 자는 걸 시도했어. 확실히 안정적인 취침 의식이 있으니 그걸 생각하고 잘 적응하는 것 같았어. 그런데 J엄마가 야근을 하게 되면서 9시에서 10시쯤 집에 오는 일이 잦아지면서, 최근에는 좀 흐트러지는 것 같아. J도 엄마가 그리울 테니 이해는 되지만 한편으로는 좀 걱정이 되는 부분이 있어. 사실 이 부분은 답이 없는 것 같아. 선생님들과 상담도 해보고 했는데, J가 좀 흐름이 끊어지더라도 J엄마와 조금 더 놀고 자는 것으로 하고 있어. 육아에 있어서 진짜 딱 정확하고 깔끔하게 되는 것은 없는 것 같아.


참, J는 얼마 전까지 진짜 유튜브에 빠져 있었어. 나도 식당에서, 기차에서, 카페에서 주변 사람들에게 민폐를 끼칠 수 없다는 생각으로 보여줬는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꼭 그랬던 것만은 아니더라. 그냥 내가 편하려고 보여주는 경우가 더 많았어. 그래서 B와 똑같이 유튜브 보겠다고 하고, 소리 지르고 하는 일이 잦았어. 이것도 사실 선생님들과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상담해봤는데, 대화를 나누면서 결국 해결책을 찾았어. 일주일 텀을 주고 점차 보여주는 상황을 줄여갔어. 퇴근하면서 유튜브를 보는 대신에 동요를 틀고 같이 노래를 부르거나, 뭔가 상황극 같은 대화를 계속하면서 보는 시간을 줄였고, 퇴근하고는 딱 정해진 30분 TV를 보고, 우리 가족 모두 해당 시간에 휴대폰을 보지 않는 것으로 했어. 그리고 J가 좋아하는 자동차 놀이라던지, 숨바꼭질을 꼭 일정 시간은 같이 했어. 덕분에 몸이 더 피곤해진 것 일수도 있지만, 놀이나 대화를 통해서 J가 생각하는 바를 좀 더 알았고, 또 말이 갑자기 급속도로 늘어서 좀 놀라웠던 부분도 있어. 하지만 아직도 식당이나 카페를 가면 틀어주고 있어. 어쩌면 주변 사람들의 눈치를 보면서 내가 더 편하려고 하는 것 같기는 하지만, 이거라도 안 하면 아직은 힘든 것 같아. 나중에는 안 보여주고 싶지만 아직 내가 준비가 안된 것 같아. 이기적이지만 나도 살아야지 ㅎㅎ


최근 내가 하고 있는 일이 인테리어 관련된 일을 하고 있는데, 그 덕분에 아이방 인테리어도 많이 보게 되었어. 정말 이쁜 방들이 많이 있었는데, 사실 대부분은 엄마들의 입김이 들어간 요소가 많더라. 책상이 주가 되고, 거의가 공부를 위한 켄셉으로 만들어졌더라고. 사실 집은 쉼의 공간이긴 하지만 아이방은 꼭 ‘넌 쉼도 없어!’라는 슬픈 분위기가 연출되는 것 같아. 그러고 보면 진짜 아이들에게는 너무 일정 시간이 지나면 뭔가 의무를 부여하는 것 같아. 최근 J도 영어를 시켜야 한다, 요즘 애들은 이 시기에 다 이걸 하고 있는데, 너만 안 하고 있다. 이런 식의 말을 많이 듣다 보니, 난 사실 J가 좀 더 놀고 행복했으면 하는데, 또 남들보다 뒤처져서 나중에 무시당하고, 본인이 스트레스받을 것 같아서 결국 영어교육을 알아보고 있어. 대신 아직은 재밌고, 즐길 수 있는 것으로 알아보고 있어. 혹시 아는 것 있으면 개인적으로 추천 좀 해주라!


B는 이제 2개 국어는 거뜬히 하고 있겠네? B가 J보다 환경의 변화로 인하여 스트레스는 많이 받았겠지만, J보다 그런 면에서는 더 기회를 주는 것 같아 한편으로는 부럽다. 아이러니하게도 J가 아직은 뛰어놀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남들을 보면 부럽다는 생각을 하는 게 나도 뭔지 모르겠지만 뭔가 싱숭생숭하네.


사실 이 문제로 J엄마와 약속한 게 있어. 우리도 확실한 기준이 없고, 남의 아이를 보면서 이런 게 저런 게 부럽다는 생각을 했거든. 그래서 일단 J엄마와 내가 어릴 때 가장 싫어했던 것을 꼽으라면 남들과 비교를 하는 거였어. 그걸로 스트레스받고, 그래서 결국 남을 미워하게 되고, 잘된 일에 진심으로 축하하지 못하는 마음을 가지기도 하였어. 그래서 J는 남이 나보다 잘난 면이 있다고 미워하지 않고, 지인이 잘된 일이 있을 때 진심으로 축하해 줄 수 있는 마음을 가질 수 있도록 “절대 남과 비교하지 않을 거야”라는 다짐을 했어.


B아빠도 B엄마와 같이 약속한 교육관이 있다면 공유해줘! 잘 지내고, 또 연락하자 친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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