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 [J 아빠 to B 아빠] 아홉 번째 편지

역시 인생에는 변수가 많다

by thankyouseo

오~ 1,3,5 플랜 좋다! 나도 뭔가 아내와 애기해 보고, 계획을 그렇게 짜 봐야겠다. 사실 기본적으로 구상했던 것들이 많이 바뀌고 있지만, 큰 변화의 시기에 다시 구상해봐야겠다.


벌써 2019년의 3/4가 훌쩍 넘어가고 있는데, 올 해는 나에게 진짜 인생에 변수가 많다는 것이 느껴지는 해야. 먼저 주로 하던 일에서 벗어나, 뭔가 새로운 일을 하는 부서로 이동했고, 두 번째로 직장에서 뜻하지 않은 갑작스러운 이사를 준비하고 있어. 그러면서 어린이집에 대한 이슈가 발생했고, 주거에 대한 심각한 고민거리가 추가되었어. 세 번째로 아내가 주말을 쉬는 계열사로 이동하게 되면서 독박 육아를 졸업하게 되었다. 마지막으로 둘째를 가지게 되었어. 이건 정말 막연하게만 생각하던 일이라 겁도 나지만, 엄청 기쁜 일이기도 해.


우선 서울 시내에 3 가족이 살아갈 집을 알아보던 단계에서, 이제 4 가족이 살아갈 집을 알아보아야 하고, 어느 순간부터는 외벌이가 되면서 집을 사게 된다면 대출 빚에 당분간 허덕여야 할 거고, 그러다 아내가 복귀할 때쯤에는 또 아내의 복귀로 인한 직장 스트레스와 또 혹시 모를 퇴사 권유를 걱정해야 되겠지. 또 4살 터울이라 전혀 다른 라이프스타일을 갖게 될 2 아이들을 키우는 것에 걱정이 많이 된다.


사실 요즘 J가 어느 정도 지 앞가림(?)을 하면서 삶에 약간의 휴식기가 온 것 같거든. 앞가림이라고 해봐야 화장실을 간다던지, 밥을 알아서 떠먹는다던지 정도지만…ㅎㅎ 요즘은 정말 소소한 행복을 다시 느끼면서.. 책도 보기 시작했는데 ㅜ 이제 다시 불면증이 시작될 것이고… 기저귀를 가방 가득 들고 다니고, 기차에서 아이가 울지 않도록 몇 번이나 밖으로 나돌아 다녀야 한다니…


그래도 ‘J가 좀 덜 외롭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있어서, 아주 약간 J에게 가졌던 미안함이 없어지는 게 약간의 다행인 것 같아. 사실 J가 외부에서 놀 때, 혼자 주로 놀다 보니, 좀 더 아빠한테 많이 의존하지 않았나 싶었거든. 둘이 잘 놀면 좋겠지만. 뭐 어쨌든 어떻게 되겠지…..


난 B아빠가 생각하는 만큼 화를 참지 않아. 끊임없이 구시렁 대고, J엄마한테 이거 하라 저거 하라 하고. 잔소리보다는 궁시렁을 많이 하고 있어. 이게 내 정신건강에는 도움이 되는 것 같아 ㅋ J엄마는 명확하게 말하고, 불만이나 내 감정을 솔직하게 말하는 것을 선호해. 그래서 결혼 초기까지 내가 꿍하게 있거나, 원하는 것을 제대로 말해주지 않을 때 오히려 더 답답해하고 그런 것에 대해 늘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어. 사실 난 화가 나도 시간이 조금 지나면 풀리는 타입이라, 굳이 크게 싸우고 싶지 않아 대화를 피하는 편이었는데 J엄마 덕분에 요즘은 불만이 있으면 그냥 말해버려. J엄마가 요즘은 좀 후회하는 편이지만 ㅎㅎ 그리고 꼭 맞벌이 팁은 아니지만, 일 때문에 늦어지거나 주말에 일을 하거나 약속이 생겨서 J엄마 혼자서 J를 돌봐야 할 때는 꼭 끝날 시간 즈음에 그 지역에서 유명하거나 J엄마가 좋아하는 류의 간식거리를 사가는 편이야. 그럼 대부분 화가 나도 푸는 편이지.


그리고 집안일은 꼭 같이 해야 해. 일전에 우리 어머니께서 나한테 ‘설거지 많이 도와주고, 집안일 많이 도와줘라!’라고 하셨어. 그때, 내가 집안일은 도와주는 게 아니라 같이 하는 거야!라고 말했어. J엄마가 그 말 듣고 한편으로는 좋아하고 한편으로는 연기했어야 하는 게 아니냐고 했지만 일단 무조건 그 생각은 가져야 불화가 덜 한 것 같아. 아예 역할을 나누거나, 시간 있는 사람이 꼭 한다는 마음을 가지고 해보도록 해.


편지 이번에 너무 늦게 해서 미안하다 ㅜ 개인적으로 뭔가 마음을 추스르는 시간도 필요했고, 요즘 J가 새벽에 내가 잠시라도 없으면 날 찾는 경향이 매우 심해져서 ㅜ 이제는 조금 진정되었으니, 잘 쓰도록 할게. 편지를 봄부터 쓰기 시작했는데, 벌써 여름은 훌쩍 가고 가을도 어느덧 중턱인 거 같네! 이제 겨울 오기 전, 나들이 가기 딱 좋은 날씨라 우린 주말에 놀러 가느라 정신없어. 물론 일교차가 심해서 주위에 애들은 감기도 많이 걸리지만! 스웨덴은 어떠냐? 지금부터 추워? 아님 아직은 괜찮은 편이냐? 모쪼록 몸 관리 잘하고, 감기 조심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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