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이 아빠를 만든 이유.
아빠의 아들로 삼십육년째 살아가고 있어.
물론 스무살이 되어 경제적으로 독립을 한 이후로는,
나 스스로 모든 일을 책임지고 결정짓는 내 이름으로 된, 내 인생을 살고 있지.
그리고 서른에는 결혼을 하여 아들이라기 보단 누군가의 남편으로,
그리고 서른둘에는 딸을 통해 아빠라는 이름으로 살아가고 있어.
나의 아빠는 누구보다 강하고 자존심이 쎈 사람이었어.
어렸을 적에는 나의 아빠는 그러한 면이 멋있었고 닮고 싶었었다..
남자는 강해야 하고, 이겨야 하고, 멋져야 한다고 생각 했으니까.
내가 누군가의 남편이 되자 내 아내가 내 인생에서 가장 크게 자리잡게 되었고,
그렇게 그녀가 내 인생의 가장 중요한 이유가 되었어.
딸이 태어나자 아빠라는 행복함과 가장으로서의 삶의 무게가 함께 밀려 오더라.
그리고 내 인생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 아내와 딸이 되었어.
이건 아빠가 서운해 하실 지도 모르겠다.
성인이 되고, 어릴 적 속 안 썩이던 아들이 한 시기에 몰아서 많은 속을 썩이고 나서
이제 아빠를 사실 아버지라도 부른지 10년도 훨씬 넘었어.
그래도 이 편지를 쓰는 순간에는 아빠라고 부르고 싶어.
나 역시 나의 딸에게 아빠니까.
아빠도 사랑스런 표정으로 아빠를 바라보고 불러줬던,
그 때 그 어린 시절의 내가 떠올라 잠시나마 그 때를 떠올리며 행복했음 해.
어제 어떤 드라마를 보는데,
신이 엄마를 만든 이유가, 신이 항상 옆에 있어 줄 수 없어서 엄마를 만든 거래.
그래 그만큼 내 엄마, 아빠의 아내도 나와 동생의 눈에 맑고 깨끗한 것만 넣어주려,
한 평생을 바친 사람이야. 우리 세 남자가 모두 잘 알고 있고 항상 감사해 하고 있어.
그래서 말이야 아빠.
'신이 아빠를 만든 이유는, 그런 엄마가 외롭지 않게 엄마를 옆에서 지켜주라는 것 같아'.
나에게 아내가 제일 중요하듯이, 아빠에게도 엄마가 그런 존재일 테니까.
엄마가 행복해 하는 모습을 보면 딸도 행복해 하더라고. 벌써.
엄마의 기분에 따라 아이의 기분도 변하나봐.
엄마를 이제 더 행복하게 해 주세요.
그럼 저희 두 아들도 더 행복할 꺼에요.
- 2019 엄마의 퇴직 기념 가족 여행을 행복하게 마무리 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