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적 아빠가 경제활동을 왕성하게 하실 때에는,
항상 집에 오시는 길에 만두 파는 트럭에서 따뜻한 고기만두를 두 박스씩 사오곤 하셨다.
그 때 그 고기만두가 너무 맛있어서, 너무 따뜻해서 동생과 나는 항상 허겁지겁 먹어치웠고,
잘 먹는 두 아들의 모습을 본 아빠는 항상 그렇게 고기만두를 자주 사오셨다.
어느 순간부터 아빠가 고기만두를 사서 들어오는 횟수가 줄어들더니,
어느 날부터 고기만두를 먹지 못하게 되었다.
그래서 그런지, 성인이 된 지금도 고기만두를 너무 좋아하고 또 먹고 싶어한다.
한창 자랄 나이에 먹고 싶었던 것을 못 먹어서 였을까.
어린 치기에 이제 고기만두를 사줄 수 없었던 아빠가 미웠다.
내가 아빠가 되어 사랑하는 나의 딸이 좋아하는 음식이 뭔지 하나 둘 알게 되자,
나 역시 아빠의 고기만두 처럼 나의 딸이 좋아하는 음식을 꼭 들고 가곤 한다.
어느 순간 나도 딸이 좋아하는 음식을 못 사줄 수도 있는 순간이 오겠지.
먹지 못해서 아쉽지만 금새 잊을 수 있었던 어린 나보다,
사줄 수 없어서 곱씹어 스스로를 자책했을 지금 내 나이의 그리고 나보다도 중년의 아빠를
처음으로 생각해 본다. 그 마음을.
마흔이 다 되어 감에도, 나는 여전히 아빠가 좋아하는 음식을 잘 모른다.
그리고 이제는 여쭤봐도 그런거 딱히 없다며 말하지 않으신다.
어쩜 아빠도 나만큼이나 고기만두를 좋아하셔서, 본인이 좋아했기에 사오셨던 것은 아닐까,
본인이 먹고 싶었지만 두 아들이 허겁지겁 먹는 모습을 보며 본인이 먹고 싶었던 것을 꾹 참으셨던 것은 아닐까.
아빠의 고기만두를 아빠와 같이 나눠먹으며, 아빠는 고기만두가 좋아, 아니면 다른 만두가 좋아?
왜 단 한 번도 물어보지 못했을까?
심지어 여섯살 짜리 나의 딸도 아빠는 이게 좋아? 저게 좋아 ? 물어보는데 말이다.
무엇이든 때가 있다. 부자의 대화도, 서로가 좋아하는 것을 알아갈 수 있는 시기도.
다시금 20-30년 전으로 돌아간다면 아빠에게 꼭 한번 물어봐 주고 싶다.
아빠. 아빠도 고기만두 좋아해? 아니면 아빠는 뭘 좋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