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의사가 보는 동물 캐릭터] 이누야샤 키라라
수의사가 보는 고양이 키라라
출처 : 이누야샤
이번 포스팅에서는 2000년대 초중반 큰 인기를 끌었던 만화인 이누야샤에 있는 캐릭터를 알아보고자 합니다. 현대와 일본의 전국시대를 우물을 통해 오고 가면서 만화의 세계관에서 번성하는 요괴들을 물리치는 것이 주된 줄거리입니다. 이 만화를 즐겨 봤던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키워보고 싶었던 캐릭터가 하나 있는데 그 캐릭터가 바로 고양이 요괴 키라라입니다. 소개는 고양이라고 되어 있기는 하지만 여우를 닮아 보이기도 한 이 캐릭터는 과연 어떤 고양이이고 어떤 특징이 있을지 분석해보겠습니다.
키라라는 랙돌 고양이일 것이다.
키라라는 크림색의 긴 털, 귀와 발에 검은색의 포인트가 있는 고양이입니다. 장모종의 고양이는 페르시안, 메인쿤, 터키쉬 앙고라(장모), 랙돌 등이 있습니다. 그러나 페르시안과 터키쉬 앙고라는 일반적으로 흰색 털이 많고 페르시안 친칠라는 거의 청회색을 띠며 메인쿤은 크림색의 단일 패턴으로는 나오기 힘든 묘종입니다. 따라서 장모종이면서도 키라라의 외형적인 특징을 어느 정도 충족할 수 있는 장모종의 묘종은 바로 랙돌 고양이입니다.
랙돌 고양이는 1960년대 미국의 베이커라는 사람이 앙고라 계열의 고양이와 버만 고양이를 교배시켜 만든 묘종으로 봉제인형처럼 이 친구를 들어 올렸을 때 축 늘어지는 것이 인상적이어서 랙돌(Ragdoll ; 봉제인형)이라고 이름 지었다고 합니다. 크기는 중대형 묘에 속하며 털이 길고 부드러운 특징이 있습니다. 털색은 화이트, 블루, 크림, 초코, 레드 등의 색이 나타나며 일반적으로 두 가지 색이 동시에 나타나는 바이컬러 패턴을 보여줍니다. 성격은 사고적이고 놀기를 좋아하나 활동량은 적고 조용한 편입니다.
키라라는 수염이 없어 시각, 공간 지각 능력이 떨어질 수도 있다.
키라라는 수염이 없습니다. 고양이의 수염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고양이는 가까이 있는 사물을 잘 보지 못하는데 이를 보완해 주는 것이 고양이 수염입니다. 또한 멈춰있는 사물을 잘 보지 못하는 고양이에게 정체 시력을 보조하는 역할도 하게 됩니다. 그 외에도 수염을 통해 자신이 들어가고자 하는 구멍의 공간 사이즈를 가늠할 수 있다고 합니다. 따라서 고양이의 수염은 시각적 능력과 공간적 능력을 보조해 주는 역할을 하게 됩니다. 키라라는 수염이 존재하지 않는데 다른 일반적인 고양이들보다는 저러한 능력이 조금 떨어질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그렇게 살아왔기 때문에 키라라가 살아가는 데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키라라는 결막염이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키라라의 눈은 빨간색입니다. 고양이들의 눈은 일반적으로 노란색, 오렌지색, 초록색이며 멜라닌이 부족할 경우 파란색을 나타냅니다. 고양이의 눈이 빨간색이 나올 수 있는 경우는 결막에 염증이 생겨 혈관이 확장되거나 출혈이 일어나는 경우에 이러한 현상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결막염이 있을 경우 혈관이 확장되어 눈이 빨갛게 충혈이 일어나며 심할 경우 결막에 출혈이 생겨 눈이 빨갛게 보일 수 있습니다. 고양이 결막염의 원인은 다양하나 일반적으로는 바이러스나 세균과 같은 미생물의 감염, 알레르기, 속눈썹의 지속적인 자극 등이 있습니다. 즉, 키라라는 어떠한 원인으로 인해 현재 결막에 염증이 있는 것으로 생각되며 혈관이 확장되었거나 혹은 심지어 결막에 출혈이 생겨 눈이 빨갛게 된 것으로 생각됩니다. 키라라는 한 번 안과 전문 동물병원에 가서 상담을 받아봐야 할 것 같습니다.
키라라는 비대성 심근증(HCM)을 조심해야 한다.
비대성 심근증(Hypertrophic Cardiomyopathy)은 어떤 원인에 의해 심실벽이 비정상적으로 비대된 질병을 말하며 주로 고양이의 묘종에 따른 유전적인 원인에 의해 발생한다고 합니다. 일반적으로 비대성 심근증은 좌심실의 벽이 두꺼워지는데 만약 이렇게 좌심실벽이 비정상적으로 비대될 경우 온몸으로 퍼져나가야 할 혈액이 일부 좌심방 쪽으로 역류하여 혈액 순환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지지 않게 됩니다. 이러한 질병이 심해지면 숨을 잘 쉬지 못하는 호흡기 증상이 나타나기도 하며 심해지면 혈전증으로 인한 후지 마비, 혈관 폐색, 폐수종 등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이 비대성 심근증이 랙돌, 메인쿤, 페르시안 고양이에서 빈번히 발생한다는 점입니다. 따라서 랙돌 고양이로 추정되는 키라라 역시 갑자기 호흡곤란으로 쓰러지거나 무기력한 증상이 나타날 경우 비대성 심근증 역시 의심을 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마치며
지금까지 키라라에 대해서 알아보았습니다. 키라라는 랙돌 고양이일 것이고 시공간적 지각 능력이 낮을 것이며 결막염이 있을 수도 있고 유전적인 요인에 의해 비대성 심근증을 조심해야 한다는 것이 제 결론이었습니다. 이누야샤를 본 2030이라면 한 번쯤은 키워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던 키라라. 비록 여러 건강상의 문제점이 걱정되지만 특유의 친화력과 상냥함으로 실제로 키라라를 키우더라도 정말 좋은 친구가 될 것 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