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의사가 보는 고양이 가필드
이번 포스팅에서는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고양이 캐릭터들 중 하나인 가필드에 대해서 알아보려고 합니다. 가필드는 1978년 첫 만화 연재를 시작으로 미국에서만 1억 3천만 부가 팔린 인기 있는 만화이며 톰과 제리의 톰과 더불어 가장 유명한 고양이 캐릭터 중 하나로 성장하였습니다. 과연 이 고양이 가필드는 어떤 특징을 숨기고 있을지 한 번 리뷰해보겠습니다.
가필드는 엑조틱 고양이다.
가필드의 외형은 치즈 태비와 더불어 다소 눌려 보이는 듯한 편평한 얼굴, 아주 짧은 주둥이 길이, 짧은 털 등이 있습니다. 이러한 특징이 나올 수 있는 고양이는 골드 브리티쉬 숏헤어, 치즈색의 먼치킨 등이 있지만 가장 어울리는 건 엑조틱 고양이일 것입니다. 그리고 공식적으로 가필드는 엑조틱 고양이로 인정받았기에 가필드는 엑조틱 고양이로 봐야 합니다.
엑조틱 고양이는 1950-60년대에 미국에서 아메리칸 쇼트헤어와 페르시안 고양이를 교배하여 나온 품종으로 전체적으로 페르시안 고양이와 많이 닮았으며 페르시안 고양이가 짧은 털을 가진 형태를 띠고 있습니다. 체중은 5kg-10kg 정도로 중형묘 정도의 크기를 가지기도 하며 전반적으로 느긋하고 온화한 성격을 가지고 있습니다. 얼굴이 다소 편평하고 코가 눌려있는 듯한 인상이 특징적입니다.
가필드는 튼튼한 신장과 간을 가졌다.
가필드가 가장 좋아하는 음식은 라자냐이며 카페인도 굉장히 좋아한다고 합니다. 보통 고양이면 저렇게 먹으면 1년을 채 살지 못하고 사망할 만큼의 끔찍한 식습관이지만 나이가 충분히 찬 가필드는 저렇게 먹어도 지금까지 잘 살아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고양이의 하루 나트륨 섭취량은 150mg 정도인데 라자냐에는 훨씬 많은 염분이 들어가 있으며 그 외에도 고양이들이 먹으면 좋지 않은 가공된 토마토나 치즈 등이 듬뿍 들어가 있습니다. 고양이가 저 라자냐를 한 번 먹는다고 죽지는 않겠지만 라자냐를 너무 많이 섭취할 경우 고양이들은 신부전으로 사망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가필드는 라자냐를 저렇게 많이 먹고도 괜찮은 걸 보니 보통 고양이보다 훨씬 튼튼한 신장을 가졌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사람의 경우 커피와 초콜릿을 먹더라도 2-3시간이면 절반을 분해하는 반면, 고양이의 경우 커피나 초콜릿을 먹을 경우 간에서 이 카페인 성분을 해독할 충분한 효소가 없어 분해하는 데만 18시간 이상이 걸리며 구토, 과도한 흥분, 경련 등을 보일 수 있고 심하면 사망에 이를 수 있을 만큼 고양이에게 커피와 초콜릿은 굉장히 위험한 음식입니다. 그러나 커피를 사람처럼 한 컵이나 마셔도 멀쩡한 가필드. 아무래도 가필드는 간에 카페인을 분해할 효소들이 충분하다고 밖에 생각되지 않으며 다른 고양이들에 비해 간의 기능이 월등히 뛰어난 것 같습니다.
가필드는 평소에 숨 쉬는 것을 힘들어할 것이다.
엑조틱 고양이는 다른 고양이들에 비해 숨 쉬는 것을 힘들어합니다. 그 이유는 다른 고양이들에 비해 코가 많이 눌려있고 편평한 얼굴 형태를 가졌기 때문입니다. 코가 많이 눌려있다는 것은 해부학적으로 콧구멍이 다른 고양이들에 비해 작다는 것이고 그만큼 들숨의 양이 상대적으로 적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평소에 숨 쉬는 것이 다른 고양이보다 힘들어하는 것이 엑조틱 고양이의 특징이기도 합니다. 가필드 역시 다른 고양이들에 비해 코가 눌려있고 심지어 비만으로 숨 쉬는 것이 다른 고양이들보다 훨씬 힘들 것이며 평소 식습관과 행동 습관을 고려하여 보면 심혈관계 질환이 발생할 확률이 높습니다. 따라서 가필드가 좀 더 건강하게 지내기 위해선 라자냐를 끊고 사료를 섭취해야 하며 그 외에도 적절한 운동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가필드는 추운 날씨에 어느 정도 내성이 있을 것이다.
엑조틱 고양이는 비록 짧은 털이지만 털이 두껍고 이중모로 되어 있어 추운 날씨를 잘 견디는 편입니다. 그래서 오히려 더운 날씨를 잘 버티지 못하며 지속적으로 에어컨을 틀어줘야 할 만큼 높은 온도에는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품종입니다. 가필드 역시 상당히 두꺼운 털로 되어 있는 것으로 보이며 엑조틱 고양이처럼 이중모로 되어 있을 것입니다. 비록 가필드가 따뜻한 날씨를 좋아한다고는 하지만 추운 날씨에도 그럭저럭 잘 버틸 것으로 생각됩니다.
마치며
정리하자면 가필드는 엑조틱 고양이이며 튼튼한 신장과 간을 가졌고 숨 쉬는 것을 힘들어할 것이며 추운 날씨에 어느 정도 내성이 있는 고양이일 것입니다. 엑조틱 고양이가 비록 좀 건강한 편의 고양이라고는 하지만 평소 가필드의 식습관과 행동 습관을 봤을 때 상당히 걱정되는 것은 사실입니다. 가필드가 열심히 운동하고 식습관을 바꿔서 오랫동안 우리 곁에 있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