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이 된다는 것은
햇살이 찬란한 여름날, 어린시절의 나는 어른들의 틈을 보고 싶었다.
그들의 틈을 통해 나의 미래를 엿보고 싶었다.
틈새로 본 그들의 모습은 한없이 커보였다.
그리고, 행복해보였다.
힘듦도 보였지만, 그만큼 자유로워보였다.
하지만, 한해, 두해, 수없이 많은 계절이 지나 청소년을 거쳐 성인이 되었을 때,
생각보다 아무느낌이 없었다.
법적으로 어른이 되었는데도, 스스로가 어른처럼 느껴지지 않았다.
시간이 조금 더 흘러 30을 바라보는 지금의 나는,
미래도 현재도 끼지 못한 어중간한 책임감을 지고있는 그저 평범한 사람 중 한사람이 되었다.
그토록 크고 자유로워 보였던 어른을 꿈꾸었던 나는,
자유가 무서워 스스로 족쇄를 찾았고,
자유를 갈망하면서도 동시에 불안을 느꼈다.
무수히 많은 잠재력을 가졌을 거라고 믿으면서도
어쩌면 재능하나 없는, 별볼일 없는 나일까 두려워 스스로를 믿지 못하는 그런 겁쟁이가 되어 있었다.
어른이 된다는 것은,
남들보다 빠르게 걷던 걸음을 주변사람과 맞춰 걷게 되고,
튀면서 화려하고 나에게 맞든 안맞든 심미안에 예쁜 것만 찾던 과거를 뒤로한채,
남들과 조금이라도 더 비슷하게 눈에 띄지 않게,
그저 보통의 사람처럼 나를 죽이는 일인가?
그냥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남들의 시선을 신경쓰지 않는다면서 누구보다 신경쓰고,
나의 보폭으로 가다가도 주변에 사람이 없으면 불안한,
나는 겁쟁이 이다.
미래의 일을 고민하지 않고, 그저 흘러가는대로 살아간 책임이 이제서야 몰려오는 것 같았다.
‘내가 하고 싶은 ’일‘, 좋아하는 ’일‘, 현재 시간을 투자하고 싶은 ’일‘은?’
좋아하는 것, 재미있어 보이는 것은 많았는데, ‘일’로서 하고 싶은 것은 무엇이 있을까?
나는 아직도 이 고민에 답을 내리지 못했다.
전에는 시간이 모든것을 해결해 줄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안다.
아무리 거대한 시간이라도 해결해 주지 못하는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내가 고민하지 않으면, 답을 원하는 곳에 시간을 쏟지 않으면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답은 나오지 않는다.
사람은 모두가 같지 않다.
나와 비슷한 사람은 있어도 같은 사람은 없다.
나에게는 심각한 고민도 상대에게는 아무것도 아닌, 길가의 먼지 같은 것일 수도 있다.
세상의 모든것이 ‘나’로 돌아가는 줄 알았던 어린시절 세상을 통치하던 나는,
세상에서 나는 정말 별볼일 없는, 그저 한 사람일 뿐이라는 사실을 알았다.
동시에 이 세상에 한명밖에 없는 소중하고도 소중한 존재라는 사실또한 알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