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의 장례식
얼마 전, 할아버지의 장례식이 있었다.
너무도 갑작스러운 전화에 실감이 가지 않았다.
나의 감정이 어떻든, 장례식은 치러졌고, 감정을 생각하고 추스를 시간 없이 빠르게 흘러갔다.
입관식 시간이 되어 따라 내려갔다.
복도를 메우는 울음소리가 나의 마음을 찌르르- 울렸다.
‘나.. 왜 슬프지?’
이 감정의 이름이 무엇일까?
살아생전 찾아뵙긴 했지만, 그렇게 친한 사이는 아니었는데,
적어도 나는 그렇게 생각했는데,
주변의 감정에 동화되어서일까? 아니면 머리가 인식하지 못하는 사이 가슴으로 이별을, 그 끝을 직감한 것일까?
눈앞이 뿌애졌다가 밝아져다를 반복했다.
왜, 무엇이 슬픈 것일까?
정확히 어느 부분에서 슬픈 것일까?
말로 헤아릴 수 없는 이 감정의 이름은 무엇일까?
내가 이런 감정을 느껴도 되는 것일까?
이런 생각을 하는 내가 이상한 것일까?
나의 이런 생각은 나 혼자만의 비밀로 간직해야지.
이런 감정이 바로, ‘상실감’일까?
누군가를 육으로 다시 만나지 못한다에서 오는 감정일까?
나 진짜 무지하구나..
나의 감정조차도 제대로 헤아리지 못할 정도로 무식하구나..
그 후, 괜히 싱숭생숭한 마음에 잠이 오지 않았다.
흔한 장난에 과장되게 웃음을 짓고, 흔한 말에 과장되게 짜증을 내고,
모든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냥 모든 것이 싫었다.
나는 준비가 되지 않았는데, 세상에선 그를 지우는 느낌.
나조차도 나의 일상에서 기억에서 그를 생각하지 않으려 하는 모습이 싫었다.
‘언제부터 그렇게 생각했다고?’
스스로가 굉장히 꼬인 사람이라는 것을 몰랐던 것은 아니지만, 새삼 새롭게 다가왔다.
“비 온다,”
고개를 돌려 하늘을 올려보니 하늘에서 가느다란 빗방울이 내리고 있다.
저 비를 맞으며 밖으로 뛰어 나간다면 나의 눈물도 이 감정도 비와 함께 씻겨 내려갈 수 있을까?
비와 함께 떨쳐버릴 수 있을까?
아니면 축축하게 젖은 옷가지처럼, 나의 몸에 들러붙어 떨어지지 않는 그런 간직해야 할 감정이 될까?
사람이 싫다.
감정이 싫다.
생각이 싫다.
이런 내가 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