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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ooshin ST Jun 12. 2017

뉴타운, 재개발지역 해제 그리고 도시재생

서울시 종로구 사직 2구역 주택 매입

앞으로의 부동산 흐름은 도시재생이다. 지금까지는 도시 외곽에 신도시를 만드는 방식의 수평적 성장이었다면 앞으로는 낙후된 도심을 재 정비해 수직적으로 커나가게 된다. 이건 우리나라를 떠나 선진국들의 부동산 개발 트렌드이다.


이 과정에서 우리나라에 생겨난 정책이 뉴타운, 재개발지역이다. 정치권에서 떠드는 장밋빛 미래와 자본주의 이기에 의해 뉴타운 및 재개발 지역이 마구잡이로 지정되었고, 지금은 하나둘씩 해제되고 있다.


나는 최근에 재개발 해제지역 중의 하나인 서울시 종로구 사직 2구역에 개발 목적으로 주택 1채를 매입하였다. 이 동네는 지난 3월 말 서울시 직권해제 이후 도시개발계획 수립을 목적으로 개발제한지역으로 묶여 있어 건물의 신축이 향후 1년 동안 제한되어 있다.


주민들 사이에 재개발 해제 결정을 놓고 희비가 엇갈린다. 최대의 피해자는 재개발 땅 지분 획득 목적으로 땅을 보지도 않고 사들인 묻지마 투자자들이다. 이들은 마치 조합원 모두의 의견인양 조합을 내세워 서울시에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실상 상당수의 조합원들은 끝없는 싸움이 끝나 하루빨리 재산권을 행사할 수 있기를 고대하고 있다.


내 개인적으로는 이 동네의 재개발지역 해제는 잘된 결정이라 생각하지만, 서울시의 결정 방식과 절차엔 많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직권해제 결정 이전에 구체적인 해결방안을 마련해 놨어야 했는데, 재재발 해제를 일단 진행하고 나서 앞으로 1년 동안 계획을 수립한다고 한다. 동네 주민들은 10여 년 동안 재산권 행사를 못하고 있는데 앞으로 1년 동안 계획을 수립할 테니 더 참아달라고 하는 것은 행정 폭력이 아닌가 싶다.


서울시는 주민들에게 여러 지원 약속을 했다. 그러나 주민들이 서울시 공무원들의 말을 믿으려 하지 않는다. 얼마나 많이 속았으면 이럴까 하는 생각이 든다. 서울시 공무원들과 같이 일해본 경험이 있는 나는 그들의 심정을 충분히 이해한다.


서울시 지원 정책 중에 신축 및 리모델링 자금 대출이 있다. 단독주택 신축의 경우, 땅을 담보로 9000만 원 까지 0.7% 금리로 3년 거치 10년 균등 상환 대출 지원을 해준다. 그러나 땅을 담보로 다른 대출을 받지 못하도록 금지되어 있다. 9000만 원 만으로 신축은 엄두도 낼 수 없기 때문에 이 제도는 실효성이 없다. 다른 대출 지원도 마찬가지로 실효성이 없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사직 2구역의 대다수 필지들은 자연경관지구로 지정되어 있다. 자연경관지구의 경우 건폐율이 30% (작은 필지의 경우 40%)이다. 특히 이 동네는 대부분 작은 필지들로 구성되어 있어 신축의 경우 건폐율의 완화가 절실히 필요하다. 서울시에서는 건축법의 완화를 통해 피해를 최소화시키겠다고 약속을 했지만, 이 동네는 근처에 문화재와 언덕을 끼고 있다. 경관을 위해 건폐율의 제한을 둔 것인데 건폐율의 완화가 과연 어느 정도나 가능할 것인지?


도시재생을 자발적으로 유도하기 위해서는 차의 진입이 가능한 도로 확보가 절실히 필요하다. 현행 건축법은 차랑 진입이 가능한 도로의 확보를 위해, 신축시 내 땅을 도로로 내주더라도 4미터 도로 폭을 확보하게끔 되어 있다. 동네 전체를 위해 필요한 행위이지만 내 땅을 내줘야 하는 주인 입장에서 쉬운 결정이 아니다. 특히 작은 필지의 경우 더더욱 힘들다. 이런 딜레마에 많은 집주인들이 편법적 (때로는 불법적)인 리모델링을 통해 땅을 도로로 내주지 않고 있다. 결국에 뒤에 끼인 집들은 평생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처하게 된다.


내가 매입한 부지의 옆 건물의 경우, 건물이 내 땅을 침범해 있을 뿐만 아니라 도로를 불법적으로 점용하고 있다. 그 건물로 인해 나에게는 재산권 피해가 있고 동네 주민들은 좁은 도로로 인해 차량 진입에 많은 불편함을 겪고 있다. 분명 개인 이기로 인해 타인이 피해를 보고 있으나, 오래전부터 이미 지어져 있던 건물은 민법이 보호하고 있어 집주인의 자진해서 철거하지 않는 이상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문재인 정부가 도시재생 뉴딜 정책을 내걸고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자신의 정책을 문재인 대통령에게 준 것이다. 왜 그랬을까? 도시재생은 시차원의 정책만으로는 해결하기 힘들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법의 개정이 필요하고 국가 차원의 재정 지원이 뒷받침되어야 도시재생다운 도시재생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Written by Samuel 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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