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원석연 May 30. 2019

융합(Convergence)

“무에서의 창조가 아니라 유에서의 발견!”

대부분의 사람들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것을 만드는 것’에 창조라는 개념을 우선 떠올린다. ‘창조’는 ‘없는 것에서 있는 것을 만드는 작업’이기에, 지금 없는 것이 무엇일까를 먼저 생각하게 만든다. 이렇게 없는 것을 찾는 과정은 오히려 창조를 어렵게 한다. 하지만, ‘융합’은 없는 것에서 있는 것을 만드는 작업이 아니라, ‘있는 것에 있는 것을 더하여 새로운 가치를 만드는 작업’이다. 그러므로 융합은 현재 있는 것을 정확하게 살펴보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제일 먼저 자신이 현재 가지고 있는 지식과 경험을 정확하게 인지하라. 그리고, 거기에 현재 누군가가 가지고 있는 지식과 경험을 더 해보라. 이것이 바로 융합의 시작이다.


피타고라스는 수금이나 피리 같은 악기에서 나는 소리가 끈과 파이프의 길이에 따라 달라지며, 이들의 길이가 간단한 정수비를 이룰 때 가장 듣기 좋은 화음을 이룬다는 사실을 간파하면서 수학과 자연의 긴밀한 관계를 깨달았다고 한다. 이때 그가 제안했던 숫자들 사이의 비율, 즉 ‘피타고라스 음계’는 오늘날 서양음악의 기초를 이루고 있다. - 로저 펜로즈(Roger Penrose) <실체에 이르는 길> 중에서 -


과학의 발달은 현재의 기술에 누군가의 지식과 경험이 더해지면서 생겨난다. 인쇄술이 현미경을 만들었다는 사실을 아는가? 인쇄술이 독서를, 독서는 원시안경을, 원시안경은 렌즈의 발달을, 그리고 현미경까지 만들어진 과정은 모두 기존 기술이 새로운 필요에 의해 누군가의 지식과 경험이 융합되는 과정에서 탄생한 결과들이다. 인터넷은 컴퓨터의 네트워크를 만들었고, 그 네트워크의 활용 욕구가 웹이라는 온라인 공간을 만들었다. 그렇게 만들어진 웹에 데이터가 쌓이자 그것을 이용하기 위한 검색 기술이 만들어졌고, 그 과정이 반복되면서 더 많은 데이터 즉, 빅데이터가 쌓였다. 그렇게 만들어진 빅데이터가 우리들 각자를 정확하게 이해하는 시멘틱 데이터가 되었고, 결국은 '개인화'와 '초연결'을 동시에 가능하게 만들어 준 것이다. 이러한 과정 또한 기존 기술이 새로운 필요와 융합되면서 생겨난 결과들이다. 그러므로, 가장 먼저 현재의 기술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거기에 새로운 필요를 위한 누군가의 지식과 경험이 더해지는 과정이 바로 융합의 시작이다.


이제부터의 창조는 기존의 것과는 다른 방식의 융합이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자신이 가지고 있는 현재의 지식과 경험에 누군가가 가지고 있는 지식과 경험을 새롭게 융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어야만 ‘이미 일어난 스마트 시대의 미래’의 ‘기술과의 경쟁’에서 살아 남을 수 있다.


“융합은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하는 것이 아니라, 유(有)에서 새로운 유(有)를 발견하는 것이다.” - 원석연, <이미 일어난 스마트 시대의 미래>중에서 -
“진정한 발견의 항해는 새로운 땅을 찾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눈을 갖는 것이다.” - 프랑스의 소설가, 마르셀 프루스트(Marcel Proust)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중에서 -



원석연

산업공학박사. 25년간의 정보통신 관련기업 경영과 10년간의 대학강단에서 만난 경험을 토대로, '디지털 기술 트렌드와 아날로그 인문학의 융합'을 탐구하고 있습니다. 글쓰기와 강연으로 그동안 쌓은 경험과 통찰을 공유하면서 세컨드 라이프를 시작합니다. 저서 <이미 일어난 스마트 시대의 미래>...



매거진의 이전글 만나고, 머무는, 자가발전 플랫폼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