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인류가 받은 대부분의 교육은 집어넣기에 집중되어 있었다. 그래야만 생존을 보장 받을 수 있다고 믿었기에 거부하지 않았다. 실제로 이것이 생존을 위한 경쟁력이 되어 주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집어넣기에만 몰두하면 그것의 경계를 넘지 못하는 고정관념만 발달하게 된다. 그런데, 이제는 개개인이 집어넣은 지식이 인터넷 검색을 이기지 못한다. 더욱이, 인공지능이 우리들 곁에서 그 일을 대신하기 시작했다.
물론, 집어넣기는 중요하다. 집어넣은 것이 있어야만 생각의 재료가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생각의 재료만 가득하다고 통찰이 만들어지지는 않는다. 통찰은 꺼내는 과정에서 만나는 여러 번의 시행착오를 통해서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나의 경우에도, 강의를 준비하면서, 청중과 마주하면서,그것을 반복하면서, 조금 더 깊이있게 다듬어져 가는 통찰을 경험한다. 더욱이 이 과정에서 새롭게 만나는 생각의 충돌이 스스로를 향한 질문을 만들고, 이것이 또 다른 집어넣기 욕구를 불러왔고, 그 때문에 생각의 재료가 더 쌓여갔다. 이것이 바로 집어넣기 보다는 꺼내기에 좀 더 집중해야 하는 이유이다.
꺼내는 과정에서 만나게 되는 생각의 충돌이 주는 집어넣기 욕구 즐기기! 이렇게 되어야만 집어넣기에 행복한 의미가 생긴다. 꺼내기와 집어넣기의 반복된 과정이 만들어 주는 나만의 통찰과 스토리 만들기! 이것이 나에게 주어진 삶이라는 선물에 보답하는 것이다. 또한, 이렇게 보답하는 과정에서 스스로의 행복도 만나게 된다. 꺼내기의 방법은 다양하다. 대표적인 것이 강연과 글쓰기이다. 물론 친구와의 대화도 작은 강연이다. 그것에 주제가 있다면 말이다.
꺼내기 즉, 주제가 있는 강연과 글쓰기에는 준비가 필요하다. '누구'에게 '왜',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 이 네가지 요소가 모두 포함되어야만 한다. '누구'와 '왜'가 가장 먼저 결정되어야 제대로 된 꺼내기가 시작된다. 그리고 그 '누구'에게 나만의 '왜'를 설명하기 위해 필요한 '무엇'을 찾고, 이것을 '어떻게' 전달할 지를 결정하는 과정이 바로 '꺼내기' 과정이다. 이렇게 꺼내는 과정에서 필요한 것이 바로 지금까지 집어넣은 것들이다. 거기서 부족한 것을 또 다시 집어넣고, 다시 꺼내기가 좀 더 다듬어져 간다. 이렇게 나만의 통찰을 만들어 간다.
교육의 라틴어 어원인 'educare'의 본 뜻이, '밖으로 꺼내다'인 것을 잊지말자. 꺼내기 위해 필요한 것을 집어넣는 과정이 교육이다. 무작정 집어넣기에만 몰두하는 것은 어리석은 행위이다. 내가 무엇을 꺼내고 싶은 지를 자문하라. 그리고, 그것을 위해 필요한 집어넣기와 꺼내기를 반복하는 것이, 나만의 통찰을 만들고, 자신의 삶에 행복한 의미를 가져다 주리라 믿는다.
원석연
산업경영 공학박사. 25년간의 정보통신 관련기업 경영과 10년간의 대학강단에서 만난 경험을 토대로, '디지털 기술 트렌드와 아날로그 인문학의 융합'을 탐구하고 있습니다. 글쓰기와 강연으로 그동안 쌓은 경험과 통찰을 공유하면서 세컨드 라이프를 시작합니다. 저서 <이미 일어난 스마트 시대의 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