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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원석연 Oct 12. 2019

4차 산업혁명은 ‘데이터 혁명’

'나의 데이터 아바타(Data Avatar)로 연결되는 시대'

필자의 전작인 '이미 일어난 스마트 시대의 미래'에서 언급했듯이, ‘4차 산업혁명’을 한 단어로 축약한다면 바로 '데이터'이다. 데이터가 지배하는 산업 환경이 4차 산업혁명이라는 말이다. 사물이 생산하는 데이터와 인간의 것이 융합하여 새로운 가치를 만드는 것, 그것으로 발전된 생활환경을 제공하는 것, 즉 내가 남긴 데이터가 다른 데이터와 융합하여 활용 가능한 새로운 가치를 만드는 시대가 바로 4차 산업혁명이다. 나의 데이터가 없다면 나와 융합된 데이터가 생성될 수 없고, 나를 이해하고 도와주는 ‘데이터 아바타(Data Avatar)’가 존재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데이터 아바타를 통해 나와 연결되는 모든 것으로부터 고립된다는 말이다.


"내 인생을 책으로 쓰면 10권은 나온다."


"내 인생을 책으로 쓰면 10권은 나온다."라는 노인들의 푸념처럼 우리는 누구나 남길만한 데이터로 가득하다. 하지만 대다수는 데이터를 남기는 방법을 책 쓰기만으로 국한시키고, 그것은 작가가 되려는 사람들만의 몫이라고 치부하며 살고 있다. 자신만 볼 수 있는 비밀스러운 일기부터 스마트폰으로 찍은 사진과 동영상, 인터넷 상의 개인 블로그, 공개를 목적으로 하는 SNS, 책 출판 등 데이터를 남기는 방법은 실로 다양하다. 이렇게 다양한 방법들이 계속 생성되는 이유는 인간 본능에 녹아있는 데이터 누적과 공유 욕구 때문이다.


‘데이터로 남는 삶’은 인류 공동체의 일원인 인간이 지켜야 할 가장 중요한 역할이자 의무다. 다시 한번 자문해 보자. 나는 인간의 기본 의무인 데이터 생성과 그것의 기록과 공유를 위해 어떠한 노력을 하고 있는가?


"삶은 결과가 아니라 과정이다."


매 순간의 과정이 누적되어 하루가 되고, 그 하루가 누적되어 한 해가 되고, 그렇게 누적된 모든 과정이 삶이 된다. 이러한 과정들이 공유 가능한 데이터로 누적되는 삶이야말로 인간의 기본 의무를 다하는 참다운 인생이다.


남과 다른 데이터를 남기려고 애쓰지 않아도 된다. 나의 존재 과정 자체가 이미 남과 다르다. 지구 상에 나와 동일한 삶을 이어가는 타인은 결코 존재하지 않는다. 필요한 것은 ‘밖으로 드러내고 싶은 욕망과 드러낼만한 자아의 크기’다. 드러낸 데이터가 상상력의 산물일지라도 그 또한 자아로부터 나온 것이니 나의 것이다. ‘데이터로 남는 삶’은 궁극적으로는 타인에게 공개되는 것이 그 바탕에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그래야만 후대에 전달 가능한 데이터가 생성되고, 스스로도 부끄러운 데이터를 생성하지 않으려는 노력이 뒤따르기 때문이다.


'나의 역사(과거 데이터) 남기기'를 다루면서 자세히 이야기하겠지만, 데이터를 남기는 삶을 너무 어렵게 접근하지 않아도 된다. 그저 삶의 과정을, 당시의 기억을, 느낀 통찰을, 나만의 방법으로 담아내면 된다. 글을 쓰는 직업 작가가 되라는 것이 아니다. 그저 삶의 과정을 데이터로 남기는 표현 욕구에 집중하라는 것이다. 좋은 글, 멋진 글, 베스트셀러 작품을 만들라는 것이 아니라, 어눌한 표현이라도 좋으니 데이터로 나를 남기는 행위가 삶의 중요한 요소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내가 남기는 데이터이지만, 밖으로 드러내는 순간 나의 것이 아니게 된다. 나를 넘어 타인에게 영향을 주는 것이어야 한다는 말이다. 그 영향을 받게 되는 타인이, 좁게는 유전자를 물려주는 자손이 되겠지만, 더 나아가 세상에 존재하는 불특정 다수가 그 대상이 될 수도 있다. 그렇기에 무엇보다 스스로가 행하는 모든 삶의 과정을 타인에게 드러내는 것이 부끄러워서는 안 된다. 이 부분을 숙고하고 매 순간의 삶을 마주한다면, 잘못된 결정으로 일어나는 어리석은 행위를 막아주는 역할도 동반될 것이다.


“어떻게 하면 내 삶을 데이터로 남길 수 있을까”라는 질문이 생겼다면 이미 당신은 성공한 삶이다.


삶의 과정을 데이터로 남기겠다는 생각을 가진 모두에게 찬사를 보낸다. “무엇을 데이터로 남길 것인가”라는 질문까지 도달했다면, 이제 당신은 역사에 기록될 중요한 인물로 거듭난 것이다.



원석연

산업경영 공학박사. WhyQ Academy 원장. 25년간의 정보통신 관련 기업 경영과 10년간의 대학 강단에서 만난 경험을 토대로, '디지털 기술 트렌드와 아날로그 인문학의 융합'을 탐구하고 있습니다. 글쓰기와 강연으로 그동안 쌓은 경험과 통찰을 공유하면서 세컨드 라이프를 시작합니다. 저서 <이미 일어난 스마트 시대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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