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류 - 『도덕경』 61장
오늘의 명장(命章)
大國者下流(대국자하류)
天下之交 天下之牝(천하지교 천하지빈)
牝常以靜勝牡 以靜爲下(빈상이정승모 이정위하)
故大國以下小國 則取小國(고대국이하소국 즉취소국)
小國以下大國 則取大國(소국이하대국 즉취대국)
故或下以取 或下而取(고혹하이취 혹하이취)
大國不過欲兼畜人(대국불과욕겸휵인)
小國不過欲入事人(소국불과욕입사인)
夫兩者各得其所欲(부양자각득기소욕)
大者宜爲下(대자의위하)
『도덕경』 61장
대국은 하류와 같다.
온 천하가 교차하며 모여드는 곳이고, 천하를 품고 낳아 기르는 어머니다.
암컷은 늘 고요함으로 수컷을 이기지만, 그 고요함으로 수컷 아래에 처한다.
그러므로 대국으로써 소국의 아래에 처하면 소국을 얻을 수 있다.
소국이 대국의 아래에 처하면 그 대국에 취해져 스스로를 지킬 수 있다.
따라서 (대국은) 낮춤으로 소국을 취하고 (소국은) 낮춤으로 보호를 취한다.
대국은 소국의 사람들을 아울러 기르기를 바라고,
소국은 대국에 들어가서 섬기길 바란다.
대개 그렇게 아래에 처하기를 바라면 양자 모두 원하는 바를 얻게 된다.
대국은 스스로를 낮추는 것이 마땅하다.
단상
하류.
흔히 하류는 폄훼의 대상이 된다. 상류는 맑고 깨끗하며, 높은 곳의 고고한 품위를 상징하지만, 하류는 물의 끝자락에 자리하며 탁하고 하찮게 여겨지곤 한다.
그러나 상류의 물도 고인 채로는 존재할 수 없다. 물은, 즉 생명은, 흐름 속에서만 자신의 본질을 드러낸다. 결국 상류의 물은 하류를 향해 흘러가야만 비로소 자신의 여정을 완성한다. 하류가 없다면 상류의 시작도, 중간의 여정도 그 의미를 잃고 단지 고여서 멈춰버린 죽음이 될 뿐이다.
하류는 모든 물을 받아들인다. 각자의 사연을 담아 흘러오는 물 모두를 품으며, 각기 다른 물들의 이야기를 연결하고 대서사로 엮어서 마침내 바다가 된다.
바다는 하류가 품은 모든 이야기를 받아들여 무한히 확장된 공간이다. 하류는 단순히 낮은 곳이 아니라, 모든 흐름의 완성과 새로운 시작을 품는 자리다. 하류는 비움으로 채워지고, 낮춤으로 올라서는 역설의 공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