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향 - 『도덕경』 75장
오늘의 명장(命章)
民之飢(민지기)
以其上食稅之多 是以飢(이기상식세지다 시이기)
民之難治(민지난치)
以其上之有爲 是以難治(이기상지유의 시이난치)
民之輕死(민지경사)
以其求生之厚 是以輕死(이기구생지후 시이경사)
夫唯無以生爲者(부유무이생위자)
是賢於貴生(시현어귀생)
『도덕경』 75장
백성이 굶주리는 것은,
지배자들이 세금을 너무 많이 걷기 때문이니, 그래서 백성이 굶주리는 것이다.
백성이 다스리기 어려운 것은,
지배자들이 억지로 일을 벌이기 때문이니, 그래서 백성이 다스리기 어려운 것이다.
백성이 목숨을 가볍게 여기는 것은,
지배자들이 그 삶을 사치스럽게 하기 때문이니, 그래서 백성이 목숨을 가볍게 여기는 것이다.
오직 삶을 억지로 꾸미지 않는 자만이,
진정 삶을 귀하게 여기는 지혜를 갖고 있는 것이다.
단상
노자는 『도덕경』 75장에서 이렇게 말한다. “백성이 목숨을 가볍게 여기는 것은, 지배자가 그 삶을 사치스럽게 하기 때문이다.”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서 ‘지배자’는 누구일까? 상류층 또는 부유층, 우리가 권위를 위임한 적은 없지만 그들은 사회 전반에 만연한 소비문화의 비교우위에서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우리는 SNS 속 타인의 화려한 일상에 앞에 스스로 굴종한다.
타인의 시선 속에서 살아가며 남들이 설정한 기준을 내면의 준칙으로 삼아 우리는 본연의 취향을 잃게 된다. 그렇게 하다 보면 지금 누리고 있는 소소한 행복이 사라지는 동시에 내가 지워진 삶의 무게는 점점 무거워진다. 역설적으로 그토록 소중한 것을 잃고 또 잃지만, 삶은 언제라도 산뜻하게 가벼워지지 못한다.
프랑스 사회학자 피에르 부르디외(Pierre Bourdieu)는 이러한 현상을 ‘상징적 폭력’이라고 불렀다. 무의식적으로 받아들인 사회적 기준이 우리의 사고와 행동을 지배하며, 스스로를 억압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과시의 문화가 가치를 결정하는 시대, 우리는 알게 모르게 타인의 기준을 내면화하고, 자신을 끊임없이 비교하며 상대적 박탈감을 느낀다. 내가 진정 원하는 삶이 무엇인지 들여다보기도 전에, 우리는 외부의 기준을 맹종하며 살아가는 현대인을 각성하는 이론이다.
자신에 집중하고,
단순을 추구하고,
나만의 기준을 세우는 용기가 필요하다.
무엇을 소유했는지가 아닌, 무엇을 바라보고 있는가 중요하다.
결국, 우리는 더 많은 소유를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더 나은 취향을 발견하기 위해 멈추어야 한다.
있는 그대로의 삶을 소중하게 여기는 순간, 비로소 나만의 취향이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