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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나 Apr 26. 2022

사랑이란 걸 해, 여전히

이 순간이 전부인 게 어때서?

사랑이 변하는 게 어때서?

지금 이렇게 전부 주고 싶은데

내 전부를 주어 당신을 활짝 꽃 피우고 싶은데

사랑이 아니라면 뭐겠어?


/am 4:00, 사랑이 변하는 게 어때서?, 김선우


나 이전에도 당신은 꽃이었고
나 떠난 후에도 꽃일 텐데
사랑이 끝날 수 있을까?



분명한 것은 짧은 기간의 교류든

평생에 걸친 반려든

우주의 시간을 생각하면 모두 한철이라는 것이고,

다행인 것은 이 한철 동안 우리는 서로의 가장

아름다운 모습을 잘도 담아둔다는 것입니다.

기억이든 기록이든.


이제 첫서리가 내린다는 상강도 지났습니다.

아름다운 우리의 가을날이 또 이렇게 가고 있는 것입니다.


/계절 산문, 박준


우주적 관점에서 나의 시간은
한철에 지나지 않는다는데
그 순간마저 나는 너 아니면
존재하지 않는 것 같아.
분명 아팠고, 크게 울고, 잊었다 생각했는데 희한하지.

나는 결국... 너였나.



사랑할수록 작은 뉘앙스에 휘청거린다.

시 또한 그러지 않을까.

그것 앞에서 바들바들 떠는 일,

그것 앞에서 눈치를 보는 일,

사소한 움직임 하나에도

나의 생활이 엉망이 되는 일.


/뉘앙스, 성동혁


사랑이라는 감정은 때때로 무서워.
옴짝달싹 못하게 나를 묶어놓고는
어쩔 수 없이 무너지듯 사랑하게 만들지.



너를 잊는 꿈을 꾼 날은 새벽에 꼭 잠을 깬다.

어떤 틈이 밤과 새벽 사이에 있다.


/포도, 허수경


너를 떠올리는 순간들은 불시에 찾아와
내 하루를 어김없이 망쳐놓곤 해.

매일매일 너를 잊는 꿈을 꿔
그럴수록 선명해지는 네 모습은 무시한 채로



너를 찾고 싶은 시절 이후로

너를 잃어버린 오늘의 내가 있다고

잃어버린 것은 다시 찾을 수 있다

그럴 수 있다고 믿는다고 쓰면

그것은 다시 찾을 수 있다라고 쓴다.

나는 그렇게 믿고 있다.


/잔디는 유일해진다, 이제니


사랑을 잃어버린 순간은 영원해.
분명 담담하게 일상을 이어가며
웃기도 했었던 것 같은데
어느 순간 나는 다시 그때 그 자리야.
...
자주 웃지만 자주 울었어



나는 다른 하루 속에 있다.

감은 눈 속으로 잠은 오지 않았고

잠 없이는 하루와 하루 사이에

금이 그어지지 않는다.

달력의 날짜가 바뀌고 밤이 물러가도

하루는 끝나지 않고 하루는 시작되지 않는다.

그럴 때 하루와 하루를 가르는 것은 창문이다.

창밖엔 오늘이 시작되고

나는 어제를 이어가고 있다.

나의 오늘은 계속되는데

창밖엔 내일이 흐르고 있다.


/창밖을 본다, 신해옥


기다리고 있지 않아.
그리워도 안 해

나는 그냥.. 사랑이란 걸 해



그 꿈에서 깨어날 수 없네

낯선 기차에서 내리듯 그 꿈에서 내려올 수 없네.

내가 내린다면 넌 혼자 그곳에 있을 것이므로.


/동천으로, 허수경


넌 여전히 나를 보고 웃어
그 웃음을 내가 어떻게 외면할 수 있겠니
기꺼이 고요한 정적 속에 숨을 거둘래




사랑이란 걸 해, 여전히. fin

이미지 출처-핀터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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