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 가는 길 OST - Only you
“결국, 불륜은 불륜인데 왜 이리 가슴이 떨리지? 근데 저것도 결국 애가 커서 가능하겠지? 나는 애들이 잘 때도 언제 깰지 몰라서 쓰레기 버리러 가는 것도 힘든데, 김하늘은 애가 다 컸으니까 밤에 바람 피우러 나갈 수도 있는 거잖아. 그리고 남편이 저렇게 밖으로 돌고, 대화를 안 하면 어쩔 수 없지. 아이고... 나도 연애하고 싶다. 난 뭐 남편이 밖으로 도나, 애가 크길 하나......”
“뭐? 저렇게 바람피우는 게 부러워? 왜 내가 막 바람이라도 피워줄까? 당신 이상하게 대리 만족한다.”
“어? 아니 아니 아니 그런 게 아니고, 배부르다고 먹방 보면 침 안 나오냐? 뭐 그런 거지. 대리만족 아니고. 그냥 저 드라마 재밌다고. 아이 왜 그러셔.”
얼마 전에 끝난 드라마 ‘공항 가는 길’을 보며, 우리 부부가 나눈 대화이다.
밤에 주로 일하는 나에게 공중파 드라마를 챙겨보는 것인 쉬운 일은 아니지만, 특별히 공항 가는 길은 매주 아내와 꼭 챙겨보곤 했다.
‘공항 가는 길 ost에 참여하다’
그 이유는 바로 제자이자, 동료인 전용준 군과 같이 만든 곡인, ‘공항 가는 길 OST – Only you’ 때문이다.
꽤 긴 시간 음악을 하면서, 간간히 텔레비전이나, 영화음악, 광고 음악 등에 노래가 사용되긴 했었다. 그런데 이렇게 매주 거의 전 곡이, 공중파 드라마를 통해서 나오는 것은 또 다른 감동이었다.
특히 부모님을 생각하면 더더욱 말이다.
그동안 계속 앨범을 내고, 소소한 결과물이 나오긴 했었다. 그러나 아무래도 부모님의 입장에서는 자랑을 하고 싶으셔고 하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 공중파의 위력 덕분에, 드라마가 끝나자마자, 포털사이트에 내 음악이 흐르는 동영상이 올라왔고, 바로 카카오톡으로 주변에 자랑을 대놓고 하실 수가 있었던 것이다. 어머니와 장모님은 드라마가 끝나면 바로 링크 보내라고 하셨고, 한동안 주변에 떵떵(?) 거리실 수 있으셨다.
또 감사하게도 드라마 영상이나 스토리가 참 고퀄리티인 웰메이드 드라마로 알려지고 사랑받아서 더 기분이 좋았다.
그리고 드라마가 끝났다.
‘텔레비전으로 하는 효도’
어느새 어머니의 휴대폰 컬러링은 'Only you'로 변경되어 있었고, 노래방에 곡이 수록된 덕에 주말에 가족들이 노래방에 가기도 했다.
사실 작년 한 해, 여러모로 힘들고, 3집 앨범의 결과가 좋지 않아서 죄송했었는데. 너무나 감사하게도 공중파 드라마로 효도를 하게 되어서 정말 행복했다.
예전에 한 유명 연예인이 ‘텔레비전에 안 나와도 많이 활동하고 좋은 결과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부모님이나 어르신은 텔레비전에 안 나오면 쉬는 줄 알고 안쓰럽게 생각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일부러 중간중간 텔레비전에 나오려고 합니다’라는 인터뷰를 보고 속으로 ‘호강에 겨워 똥을 싸는구나 쳇!’이라고 비꼬기도 했었다.
그런데, 막상 경험해보니, 부모님이 정말 너무 좋아하시고, 주변에서도 엄청나게 대단하게 봐줘서 기분이 정말 좋았다. (사실 돈은 정산 전이라 얼마가 들어올지는 모르겠지만, 음악 하는 사람들은 알 것이다.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것보다는 확연히 적을 것을... 하하)
음악을 해나갈 나의 미래가 어떻게 펼쳐질지 아직도 잘 모르겠지만, 기회가 된다면 또 드라마 음악을 하고 싶어 졌다. 생각해보니 현재 대중음악으로 공중파에 선보일 수 있는 방법은 음악방송 출연 혹은 드라마 OST 정도밖에 없는데, 이그나이트는 음악방송을 할 계획이 없기에 드라마 OST가 유일한 매스미디어 활동 방법이기 때문이다.
기회는 또 올 것이라고 믿고, 그때 또 기회를 잘 잡을 수 있게 열심히 해야지.
생각난 김에, 오늘 밤, 치맥을 하면서 드라마 다시 보기를 해야겠다.
마누라 못지않게 나도 쫌 움찔움찔 하면서 뭔가 두근거리게 만드는 매력적인 드라마였다.
뭐, 불륜은 절대 안 되지만. 에헴!
글, 작성 : 이그나이트, 성효영
https://www.youtube.com/watch?v=WLFoD8fmME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