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의 자각

by 김비주



모처럼 손끝까지 에너지가 찼다

참으로 오랜만의 일이다.

발끝까지 내려가기에는 시간이 좀 더 걸릴 것 같다.

덥다는 핑계로, 조금 귀찮다는 핑계로 아침 산책을 띄엄

띄엄 한 지가 제법 됐다.

많은 생각 끝에 조금 더 일찍 시작하자 생각하고

아침에 눈을 뜨면 좌광천으로 향했다.

정관으로 이사 온 지 벌써 만 16년이 되어간다

10년을 하루 같이 다니다 요즘 들어 소홀해졌다.

겨울의 추위와 여름 더위를 핑계 삼아.



핑계가 많아지는 때는 자신감이 낮아지는 때이다.

이 사실을 직시하며 지나간 시간을 곱씹어 보았다.

좋은 기회도 있었던 것 같다.

미리 알아서 만났던 기회도 몰라서, 확신이 없어서

놓친 것 같다.

비트코인이 놀랄 만큼 오르고 이더리움도 스쳐 지나간 시간

250만 원 하던 시간.

지금으로는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싼 시간이 있었다.

가지고 있던 것을 미련 없이 팔았다.

약간의 이익과 함께.

몰랐던 시절의 이야기.


그리고 9년이 지난 시간 걷는 시간은 자각의 시간이었다.

자본주의에서 돈이 올 기회는 누구에게나 있는 것 같다.

단지 그 시간을 알아차리지 못하고 준비되어 있지 않아서

놓친 시간도 있다는 걸 핑계되지 않고 인정하기로 했다.

돈뿐만이 아니다.

몸은 더욱 극명하다.

잠시 놓치면 너무 멀리 돌아가야 한다.


어떤 시간은 인내의 시간이 필요하다.

몸도, 마음도, 일도.

기회는 생각해 보니 녹록지 않을 때 온 것 같다.

더 이상 물러설 수 없을 때.

알지만 인정하지 않을 때 놓칠 수 있다는 생각을

몸과 마음으로 자각하는 아침이다

어려울수록 고립될수록 자신을 꽉 채워야 무언가

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한 날이다.


2025.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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