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목서가 내린 비에 졌다.
아파트에 우람하게 있던 나무들이 참으로 보기 좋게
피어 있었다.
오락가락한 비 사이로 아침 산책은 내 안의 풍경을
꺼내는 시간이기도 하다.
좌광천 생태공원 10주년 축제가 한창이고 다양한 부스들이 눈을 끌었다.
자연친화적인 <나뭇잎배 띄우기> 부스는 상당히
궁금하다.
한 번쯤 나가서 돌아봐도 좋을 텐데
생각을 접으며 돌아오는 길에 가끔 마주치는 4마리
어린 고양이들을 만났다.
만날 때마다 느끼지만 진짜 발랄한 아이들이다.
한참이나 바라보다 참 예쁘다고 말하다 사진을 찍어본다.
그 이쁨에는 내 지분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
챙긴 게 없으니 말로 하는 염려, '해코지하는 사람
잘 피하고 아프지 말고 즐겁게 살다 가'라고
어디에 속한다는 건 많은 노력과 참여에 있지 않을까
그것들에 멀어져 가는 나는 아침에 뜬 달, 늘 반짝이는
샛별, 날마다 바꾸는 하늘을 보는 일로 하루를 시작한다.
이 시작 안에는 오랫동안 세상을 살아온 모든 것들의
경외가 슬그머니 사라지기 시작함을 새삼스레 알게 한다.
이때쯤이면 갑자기 이승을 떠나 버린 이들과 세상의
요란함에서 사라진 이들이 생각나기도 한다.
글이 입으로 올라오고 걷는 동안 생각난 생각들을
흘리며 그래도 지워지지 않는 날엔 시를 쓴다.
세상의 시각에서 살짝 비켜간다는 건 온전한 자존을
독려하는 일이기도 하다.
가을비가 유난히도 많은 이 가을은 여전히 존재방식을
되묻는 시간이기도 하다
2025.1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