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무르는 시간

by 김비주

참으로 놀라운 시대에 직면했다는 생각이 드는 날들입니다.
심플하고 명료한 시대에서 놀라운 속도로 변해가고
있는 시대에 나는 어떻게 존재할 것인가?
부의 편중과 편리의 편중이 더욱 벌어지는 시간을
보고 있음에도 그냥 그러려니 했던 시간들이었습니다.

자라는 아이들은 우리가 자랄 때처럼 주어진 환경을
잘 배우고 습득해서 미래에 맞는 아이로 커가겠지요.
갑자기 벌어진 격차를 조금이나마 만회하고자 요즈음
공부 중입니다.
생소하고 익숙하지 않은 낱말들을 익히고 자연이 주어진 아름다운 변화의 시간과 인간에게 주어진 놀랄만한 영육을 경험하는 시간입니다.
눈감고, 음악 듣고, 운동하는 인간의 모든 감각이 정말로
귀하고 소중하다는 생각이 드는 날들입니다.
읽으면서 기록하고 기억하려 하지만 나이가 든다는 건
이해의 폭을 열어주면서 기억의 저장고에 새로운 걸
담는 걸 쉽게 받아들이지 않는 것 같습니다.
<것 같다>는 이 말이 왜 이리 오늘 좋을까요?
사랑스럽기까지 합니다.

애매한 이 말을 지양해야 한다고 가르침을 받거나
가르친 적도 있습니다.
세계가 놀라운 방식으로 변화하는 가운데 요즈음 계속
<아하>하고 나를 더 열어야 하는 시간에 와 있습니다.
이런 때일수록 철학, 법, 윤리의 시간에 와 있다는 걸
말하는 저자가 참 이쁩니다.

생성형 AI에서 일어나는 <환각>이란 단어가 너무도
사랑스러워서 그저 혼자 미소 짓습니다.
당분간 이곳에 더 머무르며 제 나름대로 저의 개념화를
하고 있는 시간이 될 것 같습니다.

2025.11.14 아침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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