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은 아름다웠다.
서울 민속 박물관의 담이, 고궁 박물관의 까치가 노는 감나무가.
정릉을 넘으며 보는 서울의 고적한 풍경들이 이제까지
가끔 와서 만났던 서울의 어떤 풍경보다 아름다웠다.
청와대의 담을 차 안에서 보는, 현대 미술관의 붉은말이
인상적이었고 김창렬 화백의 전시는 마음이 뭉클했다.
15일에 갔던 문학기행에서 만났던 창녕의 고분군과
박물관에 전시된 최초의 배, 유물들은 오랫동안 마음을
흔들었다.
요즈음 유독 눈물이 많아진 것 같다.
귀한 것들이 세상에 널려 있으니 그저 다소곳해질 뿐.
말은 갈수록 아껴야 하고 행복한 미소는 갈수록
늘린다.
욕심의 크기는 줄이고 건전한 욕구는 발랄하게 표현하려고
한다.
시시때때로 퇴화되는 감각의 여린 줄기를 온몸으로 세워
맘껏 즐기고자 한다.
시각 예술은 저 깊은 영혼을 흔들며 아름답고 고즈넉한 풍경은
마음의 흐림을 거두어 간다
눈으로 오는 모든 것들이 가끔 소리보다 훨씬 클 때가
있다.
현대 작가전에서 <문신>이란 그림이 유독 눈이 끌렸다.
애써 작가의 이름을 기억하지 않았다.
그저.
요즈음 내게 새로운 이름 기억이란 참 어려운 숙제다
모든 건 사라지는 것이고 기억에는 총량이 있다.
젊었을 때, 10대나 20대의 기억으로 상당한 시간을
연명하는 것 같다.
기억할 사람들을 오랫동안 만들어가는 동안, 이젠
그저 머무를 시간이라는 생각이 든다.
올해는 먼저 묻던 안부를 줄이기 시작했다.
내 안부로 그들이 걸릴까 봐 소심한 생각 중이다.
졸시를 아끼고 사랑한 이들에게는 늘 감사드린다.
아들 오피스텔에서 잠시 아침 생각
2025.1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