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답한 사람

by 김비주

도막난 시간에 앉아 잠시 글을 쓴다.

불편한데 불편하다고 말하지 못한 오래된 주부와

직장에서 상사의 지시에 따라 움직여야 하는 모든 조직원들의

고뇌가 몸에 들어온다.


난 언제나 표현하지 못해 답답한 사람이다.

불편하다고 말해야 하는데 내 불편함으로 다른 사람들이 불편할까 봐 될 수 있으면 참는다.

그러다 보니 그런 나를 조금은 모자라다고도 생각할 수 있다.

아침에 생각이 여기에 미치니 난 글을 쓸 수밖에 없구나 생각한다.

참고 참았던 말들이 글로 표현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한다.

말도 잘한다.

수년간 학원장들을 대상으로 강의를 했으니 못 하지는 않는다.

그런데 모든 말을 밖으로 다 쏟아내지는 않는다.

타인이 상처를 입을까 봐

한참을 생각한다.

그래서 sns의 내 댓글은 빈약하기 짝이 없다.


입에 발린 말을 못 해서, 내가 힘드니 봐달라는 말을 못 해서

사는 동안 참 힘들었다.

지금도 많이 나아졌지만 비슷하다.

이른 아침 목욕을 하고,

햇빛에 앉아 탕 속에서의 생각을 옮긴다.

우는 아이에게 무언가를 해준다.

나도 시끄러운 놈을 먼저 챙긴다.

집에서 기르는 냥이나 아이에게도.

그러다 생각이 여기까지 미치자 시끄러워서 보는 눈이 되지 말자.

묵묵히 길을 가는 이들을 더 살피는 사람이 되자.

이전에도 이후에도 부디 내가 오류를 범하지 않도록 바른 이들을 위한 글을 쓸 수 있도록 힘을 주소서


2022.11.4 아침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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