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비주 Nov 09. 2022

대봉감 익히기


왜 이리 생각이 물러지지 않을까요

고운 빛깔로 제 몸 바꿔가며 물러지는 대봉 앞에서

아직도 무르지 않아서 먹을 수 없는 생각들을

편식해봅니다

달콤한 시간을 지나면 말랑거리다 못해

물러지는 감들의 시간 회귀, 돌아가는 길은

붉은 눈물의 길입니다


자기만의 방식으로 말해보아요

누구든 흘려서 소리를 내봐요

혼자만의 시간 속에 가두어 두진 마세요

그저 듣는 이 없어도 좋으니 말해보아요

오직 나만의 소리는 나 홀로 들어요


바르르 떨었나요

눈부시게 첫눈은 내리고

골짜기에 갇힌 긴 기다림이 아삭거릴 때

홀로 눈부시게 나르는 마른 나뭇잎 하나

붉게 붉게  부서집니다


너무 많은 생각을 하지 마세요

늘 경계에 서서 아슬한 하루를 살아내는

습습해지도록 과도한 욕망이

생을 내리게 합니다


《봄길, 영화처럼》


2020. 1.7

작가의 이전글 단팥죽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