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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비주 Dec 23. 2022

시 읽는  아침

 12월12일


기억을 건드린 개마고원* 숨 쉬고 있다


민음사, 고려원 지나간 생각들이 잠시 집행을 멈추고

기억은 늘 건재할까, 어쩌다 마주치지 못하면

눈물은 짭짤한 오후, 아침에 마주치면

오늘은,

붉고 붉은 감정이 하늘 아래에서 일어서던 날

새벽은 어둠 속에서 산호색 황홀을 건네주고

나는 줄곧 바다에 누운 것처럼

출렁이는 몸을 어쩔 줄 몰라


어젯밤 마디마디 눅진하게 건드려 오던

요가처럼, 아직도 짝이 맞지 않는 내 왼쪽을 허물어

앞치마를 두른 채 휑하니 서있는 시간

부지기수 이론들이 일어섰다 나간 자리,

바튼 계절이 나를 붙들고

한 뼘씩 무너져가는 시의 뒤통수에 앉아

시린 좌골을 밀어내고


오늘은 참으로 질기다



* 출판사 이름


2019.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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