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위시와 놀이정신' 강의를 듣다

by 김비주



모처럼 소환됐다.

예술의 본질에, 시의 본질을 정리하게 하는 강의를

새삼스럽게 인지했다.

가끔 익숙해진 것에 길들여져 애매한 상태에 머무를 때가 있다.

어제는 시모임에 초대되어 특강을 해주신 신진교수님의 강의가 참 몸에 닿았다.

졸업하고 40년 만에 제자가 아닌 시인으로서 듣는 좋은 강의였다.

마음의 인지는 늘 먼저여서 몸을 깨우기까지는 시간이 걸린다.

잊힌 몸의 감각을 깨웠다.

김수영 <풀>, 김춘수 <시 1>, 김지하 <오적>, 김현승 <플라타너스>로 《전위시와 놀이정신》을 이야기하셨다.

조향 시인의 영향력과 모던, 또는 미래파, 다다이즘등 짧은 시간에 많은 것이 들어왔다.

모처럼 칸트의 예술적 순수성을 '무목적의 합목적성'이란 말과 요한 하위징아의 《호모루덴스》《놀이의 인간》기본요건을 실제적인 목적을 추구하지 않으며 유일한 동기가 놀이 그 자체의 즐거움이며, 참여자들이 외부의 간섭을 받지 않는 행위를 말하셨다.

모든 고민이 순간 사라졌다.


또한 전위와 아방가르드의 개념이 정리되어 들어왔다.

기표와 기의의 개념을, 전위시의 꼴을, 바슐라르의 말을 빌어 정리해 주신 그 말을 새삼스럽게 가슴에 넣었다.


일반적인 몽상은 의미가 배제된, 의미 없는 심리적 방기상태,

시적 몽상은 시인의 의식에 의하여 이미지와 의미들이 새롭게 깨어나 조화를 이루는, 구성적이고 창조인 산물-바슐라르


가끔 순수함을 추구하다 보면 세상에서 멀어질 때가 있다.

세상의 모습, 꼴이 조금은 불합리하고 불공평해서 나만의 놀이에 들어가기도 한다.

모두 고민할 그 문제를 시인으로서 시적 전위의식, 독창성을 놀이의 회복과 지향에서 당분간 찾기로 한다.



버스를 타고 나가는 길은 다른 우주로의 길이다

잠시 세상으로 나가는 길이기도 하다

어디에서 왔을까

어떻게 갈까

지나간 이들은 통로를 머리에 지녔을까

봄이 완연한 버스와 지하철을 타고 사람들을 본다

안내 방송에서 일러주는 길을 귀로 듣고 눈에 넣어

길을 간다

네이버 지도는 현재의 나를 길에서 스카웃 한다.

한 때 세상이 나를 스카웃하듯


우주는 늘 함께여서 어느 날은 하루 종일

우주여행을 한다


2023.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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