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비주 Jan 17. 2024

청소, 그 이후


겨울이 깊어지는 소리를 듣습니다

아무렇게나 흘리고 간 방바닥에서

글들이 올라옵니다

충분한 시간을 두고 널브러진 생을

꼬깃꼬깃 주워 담습니다

생뚱맞게도 공간은 홀로 서성대다가

깊어지는 사람의 생을 훔쳐봅니다

길어진 팔다리

쉬지 않고 공간을 확장해 갑니다

늘 새로워만 지켜내는 천형

부스스한 시간은 잠시

이쪽저쪽 느슨한 쉼입니다


창밖 멀리 눈들이 소풍 오는

지구는 초록별입니다

가끔 비도 내리고 바람도 일어

초록의 모든 것들이 일어섭니다

수많은 시간을 돌고 돌아

반짝이는 한점 이슬로

모든 속내를 드러냅니다


2017.1.23.

작가의 이전글 사람으로 산다는 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