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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비주 Dec 28. 2023

사람으로 산다는 게


사람으로 산다는 게

밥만 먹는 건 아닙니다


사람으로 산다는 게

옷만 입는 건  아닙니다


어느 날부턴가

자존감이,

낙엽처럼 거리에서 굴렁거릴 때

먹고 입는 것에서 자유로워지는 길은

먹고 입는 것을 포기하는 일입니다

먹고 입는 것을 포기하는 것

생각을 머리에서 비우는 일입니다

아무 생각 없이 생각을 갖지 않는 건

살아 있음을 인정하지 않는 일입니다


가끔은 그리도 삽니다

생의 끝 편에 밀려서 하루하루를

살아서 가는 동안 가벼워지는 것입니다

단, 무너지지 않을 거리의 밥을

기 위해 뛰어봅니다

가벼워진 만큼 뛰어 보는 겁니다

그러다 가슴이 뛰면 소리도 한번

질러봅니다

더 못 견디면 날아도 봅니다

그래도 안되면 살아보는 겁니다


2016.11.16


내 젊은 날과 어디에선가 싸우고 있을 모든 이를 위해서.

뜻하지 않은 죽음은 언제나 낯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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